배정호 목사의 회복수업
(14)상처 입은 내면 아이의 치유 VII
  • 하나님의 사랑은 항상 그의 자녀들을 향해 있어 내면 회복 되면 자아 중심적 세계관 버리게 돼 사랑을 받아 본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안다. 어린 아이는 성숙하고 이타적인 감각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다. 어린 아이는 자신의 수준으로만 타인을 사랑한다.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가 그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 주고 수용해 주는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수용해 주는 욕구가 채워질 때 그 아이는 받은 사랑의 에너지를 다른 사람을 향해 흘려 보낸다. 그러나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을 받지 못하면 자아의 성장에 심각한 손상을 받는다. 그 결과 자기중심성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의 진심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 하기 보다는 자신의 애정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도구로서 이용하는 것에만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Y형제는 시골에서 자랐는데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해 주시던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편모 밑에서 자라게 된다. 생활을 책임져야 했던 엄마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담배를 많이 피우셨다. 그러면서 자녀들에 대해서는 엄격했고 항상 비관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중학교 진학 무렵 어머니의 반대로 진학을 포기한 그는 1년을 농사짓다가 결국 가출을 선택했다. 서울에 올라와 갖은 고생을 하면서 중·고등학교를 야간으로 졸업했지만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박스를 만드는 공장에 취직한 뒤 직장에서 만난 여자와 결혼을 했는데 결혼하고 보니 아내가 어머니와 너무 비슷한 성격의 소유자임을 발견했다. 아내는 남편에 대해 너무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이민을 결심하고 미국으로 갔지만 부부사이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Y는 집에 잘 들어가려 하지 않았고 그럴수록 부부 사이는 더 나빠졌다. 우연히 교회에서 하는 남성 회복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Y는 찬양 시간부터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나눔을 할 때도 목이 메여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고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받아준 사람이 없었다”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말만 계속적으로 고백했다. 소설가 팀 볼러는 시간이 남긴 상처를 다스리는 법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삶이란 가장 슬픈 날 가장 행복하게 웃는 용기를 배우는 여정이다.” 그의 말은 참으로 옳은 말이다. 그런데 그 방법에 있어서 한 가지를 덧붙이지 않으면 가장 슬픈 날에 가장 행복하게 웃을 수가 없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다. 나는 그에게 하나님은 언제나 무조건적으로 Y형제를 받아주고 계셨음을 이야기해주었다. 처음에는 거부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마음은 점점 부드러워지고 있었다. 모임에 항상 늦었던 그는 어느 날부터인지 가장 먼저 나와 청소를 하고 모임을 준비했다.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사랑은 항상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한 자녀들을 향하고 있다. 그 사랑을 확인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자아 중심적인 세계관을 버리게 될 것이고 가장 슬픈 날 가장 행복하게 웃는 용기를 배우게 될 것이다.<끝> 배정호 목사(용산성전 담임)
  • 2019.12.29

    (13) ‘상처 입은 내면 아이’의 치유 Ⅵ
  • 순수함을 회복 할 때 창조적 능력을 배우게 된다 히말라야 산맥 안에 네팔보다 더 원시적인 비경을 지닌 나라가 있다. 부탄 왕국이다. 190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부탄은 높은 산 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그런지 문명의 때가 많이 묻지 않은 나라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부탄은 국민 총생산 지수로 국가의 위상을 설명하는 대신 국민 행복 지수로 한 나라의 존재 가치를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믿는 국가다. 그런데 부탄의 행복 지수가 엄청 내려간 적이 있었다. 월드컵 경기로 보급된 텔레비전 때문이었다. 너무 많은 정보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그들이 가진 순수함이 침해를 받은 것이다. 순수함은 어린아이의 매력이자 배움과 학습의 핵심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순수함에 무엇인가를 잘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별하는 판단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판단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구별 없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상태를 가리켜 크리스토퍼 몰리(Christopher Morley)는 “아이들은 인생의 괴상한 수수께끼를 잘 받아들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판단력 부족으로 실수하게 되면 어른들은 아이가 성숙한 행동을 하기를 바랬던 기대감 때문에 아이를 호되게 꾸짖는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순수함에 상처를 입어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책임감을 회피하게 된다. H집사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해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되었다. 새엄마가 동생 둘을 데려와 H집사는 외아들에서 갑자기 맏아들이 되었다. 그가 만든 생존 기제는 어른스러운 척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로부터 꾸지람을 듣기 때문이었다. 부자연스럽게 성장한 그는 늘 책임감을 회피하게 되었고 어디를 가든 아버지의 권위를 가진 사람과 충돌하게 되었다. 그와 상담하면서 이 때문에 여러 교회를 전전긍긍하며 옮겨 다닌 것을 알게 되었고 상당히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게 됐다는 것도 알게 됐다. H집사와 일대일 상담을 하면서 그가 순수성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 급선무임을 깨달았다. 6개월의 시간이 흐르자 그에게 유순함이 생기게 되었고 진정한 성숙함이 자리 잡게 되면서 그는 교회 안에서 궂은 일들을 감당하는 좋은 조력자로 변화됐다. 상처받은 내면 아이가 회복되면 내면에 숨겨져 있던 잠재력이 나타나면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법을 배우고 경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감당하지 못하던 일을 놀랍도록 해내는 성숙한 인격으로 변화·성장한다. 배정호 목사(용산성전 담임)
  • 2019.11.24

    ⑫‘상처 입은 내면 아이’의 치유 V
  • 공허감으로부터의 치유 상처받은 내면 아이는 공허감과 같은 만성적인 우울증으로 성인의 인생에 영향을 받는다. 존 브래드쇼에 의하면 "우울감은 아이가 진정한 자신의 모습은 남겨둔 채 자아를 받아들인 결과이다. 진정한 자아를 버린 만큼 사람의 마음에는 빈 공간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런 상태를 '영혼의 구멍'(hole in one's soul)이라고 부른다." 진정한 자아를 잃게 되면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가 마음의 빈 공간이다. 이것이 공허감이다. 이 공허감은 만족을 누리지 못하고 항상 불안한 삶을 살게 된다. L형제는 캐나다에서 유명한 IT 회사에 취직해서 잘 다니고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 대학을 나오고 취직했는데 도무지 만족이 없었다. 그래서 캐나다 유학을 결심했고 캐나다에서 다시 대학 공부를 마치고 캐나다 회사에 취직을 했고 결혼도 하고 자녀도 있었다. 하지만 만족하지 못했고 회사를 2~3년마다 한 번씩 옮겨 다니고 있었다. 집에서 부인과 대화가 잘되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일단 대화가 안 되기 시작하면 정서적 단절이 심하게 진행이되어 복통이 오고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위암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을 한다고 했다. 상담을 하면서 부인도 상처를 받았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 부인도 부부 생활에서 오는 많은 상처가 있었다. 이 부부를 위해서 아내와 함께 양육을 시작했다. 먼저 감정에 대해 정리하게 했다. 감정은 생존하기 위해서 필요한데 모든 감정에는 목적이 있다. 그런데 감정은 어떤 일을 하도록 동기화 하는 것 이상을 할 수 있다.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들 수 있고 인간관계를 충족시킬 수 있다.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을 때 공허감에서 극복할 수 있다. 부부를 따로 상담하고 나서 집으로 초대를 했다. 처음 왔을 때는 아이가 집에 잘 들어오지를 못했다. 부부 사이의 문제가 아이의 정서에 까지 영향을 주고 있었다. 그래서 이 부부에게 자기 사랑하는 법에 대해서 함께 나누면서 양육을 했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천사 미하일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스스로를 챙김으로써가 아니라 사랑으로 산다." 그렇다. 자기를 사랑하게 하는 양육을 통해 부부는 행복을 찾게 되었고 회사를 옮겨 다니지 않으면서 잘 다니고 있다. 자기를 사랑하는 것이 공허함 극복의 비결이다. 배정호 목사(용산성전 담임)
  • 2019.10.27

    ⑪ ‘상처 입은 내면 아이’의 치유 IV
  • 내면적 행동의 치유 사람에게는 어렸을 때 다른 사람에게 받았던 학대를 스스로에게 표출하게 되는 행동 양식이 있다. 이를 ‘내면적 행동’(Acting In)이라고 한다. 내면적 행동을 하는 사람은 본인이 어린 시절에 학대 받았던 방식으로 자신을 학대하게 된다. K자매의 부모님은 늘 다투는 사이였다. 싸움이 시작되면 아빠는 엄마를 심하게 구타했다. 그리고는 집을 나가 며칠이 지난 다음에야 돌아오곤 했다. 그렇게 아빠가 나가고 나면 딸은 할 말을 잃고 숨죽여 엄마의 눈치만 살폈다. 그러면 엄마가 늘 하는 말이 있었다. “너만 아니면 내가 저 인간하고 안 살 텐데.” 그 말을 들을 때마다 K자매는 고개를 옆으로 떨구었다. 그러면 ‘나 때문에 엄마가 억지로 살고 있다’는 부담감이 마음을 날카롭게 찔러대기 시작했다. 엄마의 말이 내면적 행동으로 자리 잡았고 본인이 속하는 모든 공동체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때마다 자신에게 이야기했다. “나만 아니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친구 사이에 문제가 생겨도, 학급에 문제가 생겨도, 회사에 문제가 생겨도 항상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했다. “나만 아니었다면, 나만 아니었다면…” 그래서 고개가 항상 45도 옆으로 기울어 있었다. K자매는 내가 동역했던 2박 3일 집단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둘째 날 저녁에 엄마에게 용서의 편지를 써서 읽을 것을 권유했는데 K자매는 입을 열지 못하고 파르르 떨기만 하더니 시간이 흐른 후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를 위해 중보기도 팀이 기도를 하자 몇 시간이 지난 후 겨우 안정을 찾은 K자매는 결국 용서의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그때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평생 바로 세워보지 못했던 고개가 정상적인 위치로 돌아왔고 그녀를 평생 괴롭히던 좌골 신경통이 사라졌다. 마음의 치료가 그만큼 중요하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옙스키가 스물한 살밖에 안 된 나이에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작품을 완성해 당대 최고의 평론가였던 벨린스키에게 원고를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잠옷 차림으로 글을 읽던 벨린스키가 갑자기 원고를 내려놓고 방에 가서 정장으로 갈아입고 와서 남은 글을 읽었다고 한다. 글이 너무 귀해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해서였다는 것이었다. 벨린스키는 좋은 작품을 만나면 그렇게 예의를 표했다고 한다. 작품을 향해서도 예의를 표하는데 하물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을 대할 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도 상대방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예의를 표하는 것이 올바른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자녀 그리고 가족에게 또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을 대할 때 이런 자세로 나아간다면 나의 혹은 상대방의 상처 받은 내면 아이가 치유될 것이다.
  • 2019.09.29

    (10) ‘상처 입은 내면 아이’의 치유 III
  • 생각과 감정 구분하고 생각을 느끼는 법 배워야 30대 후반의 부부가 상담을 받으러 왔다. 남자의 부모님은 초등학생 아들 둘을 데리고 일찍 미국으로 이민을 갔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다. 미국에서는 어린아이들만 집에 두고 나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아침 일찍 일을 나가야했다. 하지만 생활고에 하루가 멀다하고 부부싸움을 하다가 결국에는 이혼을 하고 말았다. 양육권은 아버지가 맡게 됐다. 얼마 후 아버지는 재혼했으나 새엄마는 아이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다. 아이는 부모의 역기능을 보면서 자랐고, 커서 직업 군인이 돼 한국으로 파병을 나가게 됐다. 파병 전 미국에서 복무할 때 교회에서 유학생 자매를 만났는데 떨어져 있는 동안 SNS를 통해서 계속 연락을 하다가 한국에서 다시 만나 결혼을 하게 됐다. 그런데 결혼이 서로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오히려 결혼 후 문제들이 들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남자가 어릴 때 겪은 부모의 역기능 문제들이 나타나게 됐다. 아이들이 성장할 때 가장 손이 많이 가는 시기는 유아기이다. 육아에 온 정신을 쏟아야 하는 아기 엄마는 남편이 퇴근 후 집에 들어오면 당연히 힘들었던 일상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남편은 아내가 이야기를 마치기도 전에 짜증을 내며 화가 난 목소리로 “아니, 난 하루 종일 훈련과 업무에 시달리며 죽어라 일만 하고 들어왔는데 당신은 대체 내게 뭘 더 바라는 거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힘들다는 아내의 말이 남편에게는 자기를 무능한 사람으로 판단한다는 생각으로 다가왔다. 내면 아이로부터 흘러나오는 전형적인 자기중심적 생각이다. 유명한 발달심리학자인 장 피아제(Jean Piaget)는 아이들을 ‘인지적 이방인’(Cognitive Aliens)이라고 불렀다. 아이들은 전형적으로 감정의 극단을 달린다.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이다. 중간이 없고 협상이 없다. 논리적이지도 않다. 아이가 성장할 때 발달에 필요한 의존 욕구들이 있는데 이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성인이 돼서도 어린아이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부인이 좋다 혹은 나쁘다”라는 식으로 극단적인 사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 부부를 회복모임에 오게 했고 또 개별적으로 상담했다. 그렇게 일 년 정도의 시간을 보내면서 몇 번의 위기를 거쳐 부부 생활에 변화가 오기 시작했고 둘째 아이가 생겼다.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에 자라는 과정에서 감정을 구분하고 느끼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건강한 롤 모델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생각과 감정을 구분할 수 있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배울 수 있게 된다. 지금 자신을 점검해 보고 ‘감정적인 논리’에 따라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식으로 기분을 표현한다면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내면 아이가 계속 따라다니면서 내 삶을 더 어렵게 만들지도 모른다. 배정호 목사(용산성전 담임)
  • 2019.08.25

    ⑨‘상처 입은 내면 아이’(Inner Child)의 치유 II
  • 내면 아이에게 편지를 쓰자 우리말 중에서 성인 아이를 표현하는 말 대부분은 나이와 관련된 것들이다. '나잇값을 못 한다' 혹은 '나이를 거꾸로 먹었다'라는 표현이다. 예로부터 사람은 연령대에 따라 삶의 특징을 부여해왔다. 15세는 '지학'이라고 해서 학문에 뜻을 두고 20대는 '약관'이라고 해서 젊음이 있었다. 30대는 '입지'라고 해서 뜻을 세우며 40대는 '불혹'이라 하여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다. 50대는 '지천명'이라고 하여 하늘의 뜻을 알고 60대는 '이순'이라고 해서 천지 만물의 이치에 통달하고 듣는 대로 모두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40대까지는 그래도 요즘 세대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50대부터가 문제다. 50대의 '지천명'한 사람을 흔히 만나볼 수가 없고 60대의 '이순'은 말할 것도 없다. 연령대에 맞지 않는 행동뿐 아니라 나이를 거꾸로 먹은 것 같은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런 행동 양식을 '무의식적인 연령 퇴행'(Spontaneous age regressions)이라고 부른다. 연령 퇴행은 의존적 성향과 공격적 성향으로 나타난다. S 집사는 50대 초반의 남성이었다. 한국에서 큰 회사를 경영하다 회사가 어려움에 부딪히게 되어 정리하고 이민을 왔다. 그는 가족을 사랑하지만 가족과 함께 하는 것이 제일 힘들다고 했다. 그래서 가족 간의 친밀감을 가지고자 가족 여행을 가지만 막상 여행을 가면 말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당연히 가족들이 불만을 이야기하고 그런 반응이 나오면 그는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르게 되어 결국 여행을 망쳐버린다고 했다. 가족 구성원 중에서 자신만 빠지면 모두들 평안할 것 같다는 하소연을 여러 차례 털어놓았다. 수험생이 된 큰 아이를 비롯해 자녀가 둘이나 더 있는 가장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라났다. 명절이 되면 잔치가 벌어지곤 했는데 11살이 되던 해 설날 부모님이 심하게 다투시더니 화가 난 아버지가 결국 집을 나갔다. 심하게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는 또 부부싸움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그는 '아버지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화가 났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면 자신이 아버지와 똑같은 사람이 된다고 생각했기에 반대로 명절만 되면 아버지에게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이 아버지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자신의 예상과는 달리 죄책감을 느끼거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럴수록 그의 분노는 커졌고 아버지와의 골은 점점 더 깊어지게 됐다. S 집사의 분노는 가족 여행 때마다 표출됐고 번번이 가족 모임을 망쳤다. 나는 그에게 상처 입은 내면 아이에게 편지를 쓰게 했다. 그리고 내면 아이로부터 답장을 쓰게 해서 편지들을 큰 소리로 읽게 했다.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편지를 직접 작성하고 그 편지를 크게 읽었던 S 집사는 서서히 변화됐다. 내면이 치유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후 가족과 사이가 좋아진 S 집사는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다니며 가족간의 사랑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배정호 목사(용산성전 담임)
  • 2019.07.28

    ⑧ ‘상처 입은 내면 아이(Inner Child)’의 치유
  • 나이 어린 시절의 상처는 무엇인가 심리학자 에릭슨(E.Erikson)은 사회적 발달이론을 이야기했다. 그에 의하면 사람은 자라면서 일정 단계가 되면 그 단계에서 자신을 받아주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정상적인 인격체로 성장하게 된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어린 시절의 발달 시기에 따라 수용돼야만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욕구들이 있다. 예를 들면 누구에게 의존하고 싶은 의존적 욕구나 발전하고 싶어 하는 욕구들이 포함되며 또한 인격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신뢰의 욕구를 채워야 한다. 또한 안전한 환경에 대한 욕구도 있고 사랑과 관심을 받아야 하는 욕구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지 못하면 채워지지 않은 욕구들은 그대로 남아 ‘상처 입은 내면 아이’가 된 채 어른이 된다. 겉만 성장하고 내면은 어린아이인 ‘성인 아이’(Adult Child)로 살아간다. C 목사는 장녀로 자랐다. 목회자들의 모임에 나오면 항상 큰 누나 역할을 도맡아했다. 특별히 어렵고 힘든 목사님들의 가정을 찾아가서 음식을 해 주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하며 여러 가지 도움을 줬다. 그런데 가끔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모든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지려 했다. 그런 성향은 대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고 항상 가르치려고 했다. 어느 날 C 목사가 자녀와 함께 부흥회에 참석했는데 자녀의 얼굴이 어두워 보였다. 평소에 남편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 C 목사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로 자신의 안타까운 사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별거를 시작한지는 오래됐고 정서적으로 이혼을 한지 오래라고 했다. 상담을 하면서 C 목사의 어린 시절의 상처를 점검해 보기 시작했다. 성장 과정에서 동생들의 생활을 도맡아야 했던 그녀는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거운 책임감뿐이었다. 하는 수 없이 꼬마 교수가 되어야 했고 동생들에게 늘 가르치는 역할을 했다. 그런 성향은 목회자가 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가정에서였다. 아내의 역할에서도 그렇게 하자 결국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혼을 하게 됐고 여러 차례 재혼을 위해 만남을 가졌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만나는 남자에게 서너 시간씩 설교하려고 하자 남자들은 지레 겁을 먹고 피해버린 것이었다. 그녀의 문제는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던 것에 있었다. 그래서 상담 중에 본인이 실제로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물어보았고 그 이야기를 듣게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어릴 적 안게 된 꼬마 교수의 성향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고 집단 모임에서 듣는 연습을 충분히 하면서 그녀의 어린 시절의 상처들은 점점 치유됐다. 몇 년 후 재혼도 성사됐다. ‘내면 아이의 치유’ 대가인 브래드쇼(Bradshaw)에 의하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불행의 가장 큰 원인은 치유되지 않은 ‘상처 입은 내면 아이’때문이라고 한다. 내면 아이를 치유하는 것은 자존감 회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배정호 목사(용산성전 담임)
  • 2019.06.23

    (7)일어난 일에 대해 반응을 올바로 할 때 자존감은 지켜진다
  • 억눌린 마음은 모든 불행의 이유가 된다. 안나 프로이트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는 늘 내 바깥에서 힘과 자신감을 찾았지만 그건 언제나 내 안에 있었다.” 결국 자신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개인에게 일어나는 환경적인 변화에 대한 반응이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행복한 반응을 할 것인가 아니면 불행한 반응을 할 것인가에 따라서 살아가는 자세나 가치관은 크게 달라진다. 미국 프로야구 선수들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것을 가장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선수 중에 필 니크로라는 투수가 있다. 1997년에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그는 1964년부터 1987년까지 현역으로 경기하면서 통산 318승 29세이브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23년간 매년 14승을 해야 하는 엄청난 기록이다. 그에게 한 기자가 ‘어떻게 300승 이상을 올리는 투수가 될 수 있느냐’고 질문을 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경기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일어난 일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느냐는 내가 통제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을 통제할 수 있었기 때문에 300승 넘는 투수가 될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살아가면서 다양한 어려움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 어려움에 어떻게 대처했는가에 따라 사람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필 니크로는 318승을 했지만 반면 274패도 경험을 했다. 만약에 패배할 때마다 패배에 초점을 맞추고 패배에 반응을 하고 패배감에 사로 잡혀 있었다면 그는 결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인간 승리의 드라마를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인생을 실패한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재수가 없어서” “운이 없어서” “부모를 잘못 만나서”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조건을 가지고도 성공한 사람들의 예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극한 괴로움 속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도 있고 극한의 삶을 문학이나 예술로 승화시키는 사람도 있다. 동일한 환경 속에서 성숙한 반응을 하는 사람은 성숙한 열매를 맺게 된다. 성숙한 반응을 하기 위해서 제일 중요한 것은 현실 세계와의 관계를 잘 맺는 것이다. 현실 세계와의 관계는 자신의 욕구 충족과 관련이 있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키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 이혼율이 부쩍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배우자를 희생시키기 때문이다. 희생을 당하는 쪽에서 참지 못하고 이혼을 요구하게 된다. 이것은 부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자신이 속한 공동체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대인 관계를 맺으며 자신의 욕구를 실현한 사람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반응을 올바로 한 사람들이다. 마음의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지금 내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나는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마음을 잘 지킬 때 자존감이 지켜진다. ‘삶의 모든 일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일어난 일에 대한 반응은 통제할 수 있다.’
  • 2019.05.26

  • 순복음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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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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