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QT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
  • 62세 췌장암 말기로 임종을 앞둔 성도를 만나기 위해 급히 호스피스를 찾았다. 예배와 섬김에 늘 앞장서던 신실한 성도였지만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지금이 이 땅에서 함께할 마지막 순간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성도의 손을 잡고 주님이 함께 하셔서 몸과 마음의 고통을 덜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한 후 마지막으로 물었다. “혹시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성도는 힘겹게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저만 힘든 것이 아니라 다들 힘든 시기인데 여러분도 모두 힘내세요.” 성도의 마지막 한마디에 호스피스에 있던 모두가 깊은 위로를 느끼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우리가 서로에게 전하는 작은 손길과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깨닫는 귀한 시간이었다. 2025년의 마지막 주간이다. 한 해 동안 각자의 삶 속에서 겪은 경제적, 사회적, 개인적 고난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을 돌아보며 우리보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이웃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감사의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성도의 마지막 말처럼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서로에게 조금이라도 용기와 힘이 되도록 2025년 남은 한 주 아름다운 말과 행동으로 채워나가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
  • 2025.12.26

    사람의 존엄을 다시 묻는 성탄절
  • 얼마 전 한 대형 유통 기업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일용직 노동자가 현장에서 숨진 다음 날, 회사의 한 고위 인사가 내부 메신저를 통해 나눈 대화가 알려졌다. 그 내용은 차마 옮기기 어려울 정도로 냉담했고, 한 사람의 삶이나 죽음보다는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흔적을 남기지 말라”는 지시가 주된 내용이었다. 이 대화를 접하면서 마음 깊이 슬픔이 밀려왔다. 어떻게 사람을 숫자처럼, 도구처럼 여길 수 있을까. 더 많은 수익, 더 빠른 효율, 더 낮은 비용만을 추구하는 언어들은 때때로 사람이 얼마나 존엄한지를 삼켜버린다. 사람을 단지 “시급으로 움직이는 존재”로 바라보는 사람이 수많은 직원을 가진 기업의 경영자라는 사실이 아찔해 보인다. 성탄의 계절이다. 거리엔 불빛이 반짝이고 어딘가는 캐럴이 흘러나오지만 이 차가운 현실 앞에서 문득 마음이 멈춘다. 세상에서 가장 낮은 자리, 잊혀진 사람들 곁으로 오신 주님 그분이 말씀하셨다. 너는 귀하단다. 하늘과 땅보다 소중하단다. 사람을 그저 이익 추구와 소비의 수단으로만 보고 효율과 수익으로만 평가하는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 앞에서 잠시 눈감고 성탄의 따뜻한 기운을 맞고 싶다. 구유에 누우신 아기의 조용한 숨결 앞에서 인간의 참된 가치가 다시 회복되기를.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한 영혼을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구주 예수님’을 다시 붙잡기를.
  • 2025.12.19

    “인간의 지혜는 기다림과 희망이란 두 가지 말로 요약된다” - A. 뒤마
  • 제법 추워진 날씨에도 시린 손을 비비고 발을 동동 구르며 여기저기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 세상살이는 매일매일 바쁘고 분주하며 그만큼 세상은 기다림이 사라져가고 있다. 버튼 하나, 클릭 한 번이면 쉽게 결론을 얻을 수 있는 초(超)스피드를 넘어 광(光)스피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이제 AI에게 묻기만 하면 어떤 질문에도 몇 분이면 빠르게 대답을 얻을 수 있는 편리한 세상. 그런 편리함이 ‘조급증’과 ‘강박증’이라는 병을 만들었고 그렇게 매일 들려오는 각종 사건과 사고의 소식들은 기다리지 못하고 참지 못해 벌어지는 일들로 가득하다. 모든 일에 자꾸 조급증이 생겨 잠시의 기다림도 짜증으로 밀려오는 이 시대의 자화상.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쓸 수는 없으니 잠시만 기다리며 하늘 한 번 바라보고 크게 숨 한 번 삼켜보자. 그러면 무심코 지나친 것들에서 소소한 행복들을 찾게 될 것이다. 누군가를 기다리며 무언가를 고대하며 설렜던 날들의 기쁨을 함께 되새겨 보기를 소망한다. “만약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난 점점 행복해지겠지. 4시에는 흥분해서 안절부절하지 못할 거야. 그래서 기다리는 행복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알게 되겠지!” - 쌩떽쥐뻬리의 <어린왕자> 중에서 -
  • 2025.12.12

    나쁜 날씨란 없다
  • 한 해 중 절반이 긴 어둠과 추위 속에 있고, 비바람과 눈보라가 변덕스럽게 일어나는 북유럽은 자칫 날씨로 인해 불평하기 쉬운 곳이다. 그러나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노르웨이 사람들은 서로에게 이렇게 말하곤 한다. “데트 피네스 이낏 다를리그 베어, 바레를리예 클레어”(나쁜 날씨란 없다. 나쁜 옷차림만 있을 뿐이다). 그들은 변하지 않는 날씨를 탓하기보다 자신이 스스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하며 철저히 대비함으로써 마음의 행복을 지켜 나간다. 외부의 상황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긍정적인 태도와 준비를 통해 행복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즉, 행복을 빼앗는 것은 나쁜 날씨나 외부의 조건이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마음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춥고 어두운 날씨는 오히려 이곳에서 독특한 장점이 되고 있다. 상점에는 혹독한 기후를 견딜 수 있는 기능성 의류가 가득하고, 어둠을 밝히기 위한 아름다운 조명들이 곳곳에 많이 설치되어 있다. 긴 겨울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집 안에서 지내면서 실내 인테리어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발달하게 됐다. 다양한 겨울 스포츠 역시 이 지역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많은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전 세계가 외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하나님의 자녀들은 생각과 마음을 긍정적으로 잘 지켜서 모든 상황들을 감사함으로 이겨내길 소망한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 4:23).
  • 2025.11.28

    감사하는 한 사람
  • 브라질 원시림에서 복음을 전하던 한 선교사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 부족이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원인은 ‘감사’에 있었습니다. 자존심이 강했던 부족은 누가 도와주면 “당신은 나에게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주 큰 도움을 줘도 “나에게 아주 좋은 일이군요”라고 대답하면 끝이었습니다. 이들에게는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없었다고 합니다. 북아프리카의 한 부족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선교사들이 밤낮 없이 섬겨도 마음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선교사들에게 “우리가 있어서 당신이 하나님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혹시 이들처럼 수많은 은혜에 감사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오지는 않았습니까? 하나님이 지금까지 베풀어주신 은혜를 떠올려 보십시오. 감사를 모르는 사람보다 감사가 무엇인지 알면서도 표현하지 않는 사람이 더욱 큰 죄를 짓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이 열 명의 한센병 환자를 고쳐주셨지만 그 은혜를 잊지 않고 주님께 돌아와 감사한 사람은 사마리아인 한 명 뿐이었습니다. 나는 오늘 어디에 속하는 사람일까요?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의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시 50:23).
  • 2025.11.21

    노년의 황금률 ‘카운트는 지금부터’
  • 전설적인 복서 무하마드 알리는 자신을 챔피언으로 만든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윗몸 일으키기를 할 때 처음부터 횟수를 세지 않아. 힘들기 시작할 때 비로소 카운트를 하지. 그때부터가 진짜거든.” 알리가 말한 진짜 카운트는 편안함을 넘어선 고통의 영역, 즉 한계에 도전하고 인내를 요구하는 순간에 비로소 시작된다는 말이다. 쉬울 때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고통을 견디며 한 번, 두 번 더 해내는 그 인내와 노력이 평범함을 넘어선 ‘진정한 힘’을 만들어 낸다는 뜻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 역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가장 크게 성장했음을 깨닫게 된다. 고난과 시련은 우리를 깎아내고 단련시키는‘진짜 카운트’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노년의 시간은 종종 마무리의 시간으로 여겨진다. 예전 같지 않은 체력과 줄어드는 사회적 활동으로 삶의 에너지가 소진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알리의 말처럼 육체의 연약함으로 힘들기 시작할 때 비로소 우리의 영적인, 정신적인 능력을 위한 ‘진짜 카운트’가 시작될 수 있다. 노년은 지혜와 성찰의 시간이다. 오랜 세월 쌓아온 경험의 자산 위에서 내면을 들여다보며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육체적인 한계는 오히려 외부 활동에 대한 집착을 덜어내고 우리를 사색과 배움의 시간으로 이끌어주는 역설적인 축복이 될 수도 있다. 힘든 상황을 견디며 한 번 더 윗몸을 일으키듯 노인의 시간에 인내하며 삶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하고,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정신적 근육을 단련하는 진짜 훈련이 될 것이다.
  • 2025.11.14

    진심을 담은 따뜻한 포옹 ‘허그’의 힘
  • 잦은 총기 사고로 인해 해마다 대략 4만여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미국에서 있었던 사건이다. 2019년 10월 19일에 전해진 미국의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 파크로즈 고교의 풋볼 코치이자 보안경비 요원인 키어넌 로우(K. Row)는 같은 해인 5월 17일 누군가 총을 들고 교실로 들어왔다는 말을 듣고 교실을 향해 달려갔다. 교실에는 정신착란증세로 보이는 10대 소년이 장전된 엽총을 들고 있었다. 그냥 두면 무차별 총기 난사를 감행할 위험성이 있어 보였다. 그 상황에서 로우는 물리력으로 소년을 제압하는 대신 조용하고 침착하게 다가갔고 차분히 진정시킨 뒤 따뜻하게 소년을 포옹해줬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로우의 포옹에 마음을 놓은 소년은 순순히 엽총을 넘겨주고 경찰에 자수했다. 로우는 “교실에 들어섰을 때 한 소년이 총을 들고 있었다. 다가서면 팔에 닿을 정도의 거리였다. 그 아이는 혼란에 빠진 것처럼 보였고, 나는 그저 그에게 팔을 벌리고 다가서서 말없이 약 1분 정도 안아줬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진심이 담긴 1분간의 포옹이 자칫 대참사가 될 뻔한 총기 사고를 막은 것이다. 저마다 삶의 무게들로 지쳐있는 요즘, 따뜻한 포옹으로 서로를 품어주고 마음의 병을 함께 보듬어 보길 소망해 본다. “포옹은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내면의 두려움을 이기게 해주며 외로움을 없애준다. 하루에 한번이라도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를 포옹해 주자.” - 허핑턴 포스트 건강 섹션 中 -
  • 2025.11.07

    진리를 붙잡는 삶
  • 오늘 우리는 건강과 물질의 풍요만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세상의 기준보다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를 붙잡는 삶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친 이들이 있었다. 바로 어두운 중세를 밝히며 세상을 변화시킨 종교개혁자들이다. 중세 유럽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가톨릭교회의 잘못된 선택으로 끊이지 않는 전쟁과 갈등이 이어졌고, 소수의 평안을 위해 다수의 자유와 인권이 짓밟히던 영적 암흑기였다. 개혁가들은 이처럼 진리를 잃어버린 세상에서 부와 명예를 얻는다 해도 인간은 결코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영국의 존 위클리프는 “진리를 위해 가난하게 사는 것이 거짓을 위해 부유하게 사는 것보다 낫다”고 가르치며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진리의 빛을 세상에 비추었다. 독일의 마르틴 루터는 “교회가 모든 권세와 부를 잃더라도 진리만은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고 선언하며 ‘오직 성경’과 ‘오직 믿음’으로 성도들의 신앙을 다시 회복시켰다. 진리를 잃은 풍요는 결국 공허해지고 양심을 버린 성공은 오래갈 수 없다. 우리가 가진 건강과 풍요 그리고 모든 성공은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 안에서만 참된 의미를 갖게 된다. 오늘도 종교개혁자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외치고 있을 것이다. “먼저 하나님의 말씀과 진리를 붙잡으십시오!” 10월 31일 종교개혁일을 맞아 때론 고난 가운데 있을지라도 끝까지 진리를 택하고 진리 안에서 기뻐하며 감사하는 믿음의 자녀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2025.10.24

  • 순복음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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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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