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양식
다시 일으켜 준 세 줄
  • 2015년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는 휴가 중 남편을 갑작스러운 사고로 잃었습니다. 어린 두 자녀를 홀로 키워야 한다는 현실 앞에서, 감당하기 힘든 슬픔에 잠긴 샌드버그에게, 심리학자이자 친구인 애덤 그랜트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그날 좋았던 일 세 가지를 적어 보라고 권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했지만, 동료와 주고받은 웃음이나 아이가 던진 엉뚱한 질문 같은 소소한 순간을 한 줄씩 적어 가며 샌드버그는 조금씩 일상을 되찾아 갔습니다. 훗날 샌드버그는 행복이란 큰 성공의 강렬함이 아니라 기쁘고 감사한 순간이 얼마나 자주 찾아오느냐에 달려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흔히 바라던 일이 이루어졌을 때 감사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한 번의 감사와 다음 감사 사이에는 원치 않는 일들이 끼어들곤 합니다. 계획이 어그러지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병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사실 삶의 대부분은 그 사이의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시간을 불평과 원망으로 보내면 하루는 실제보다 더 길고 무겁게 느껴집니다. 원망으로 가득한 마음은 감사할 일이 찾아와도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샌드버그는 인생에서 가장 캄캄했던 시간을 하루 세 줄의 기록으로 버텼고, 그 세 줄은 다시 일어설 힘이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감사와 감사 사이 어딘가를 지나고 있다면 그 자리를 세 줄의 감사로 채워 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쌓인 하루하루가 우리를 다음 감사의 자리로 데려다줄 것입니다.
  • 2026.06.26

    곁에 머문 판사
  •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에는 전쟁 참전 군인을 위한 특별 법정이 있습니다. 이 법정을 맡은 루 올리베라 판사 역시 걸프전에 참전한 군인이었습니다. 2016년 봄, 그의 법정에 조 세르나가 섰습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 세 차례 파병돼 훈장을 두 개 받은 미 육군 특수부대 출신이었지만, 동료를 잃고 물에 잠긴 차량에서 혼자 살아남은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폐소공포증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술에 의지해 버티던 그는 음주운전 보호관찰 중 검사 결과를 속인 죄로 하룻밤 구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올리베라 판사는 법 집행을 위해 그의 잘못을 묵인할 수 없었지만, 좁고 어두운 독방에서 폐소공포증으로 고통받을 그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날 밤 판사는 직접 만든 음식과 갈아입을 옷을 들고 감방으로 들어가, 세르나에게 좁은 침상을 내주고 자신은 바닥에 누운 채 함께 밤을 지새웠습니다. 훗날 세르나는 그 밤을 이렇게 회고했습니다. “판사님이 들어온 순간, 나를가두고 있던 벽이 사라졌습니다.” 판사는 잘못에 책임을 물으면서도 그 사람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책임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지 않도록 끝까지 곁에 있어 주었습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도 홀로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때로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 곁을 지켜 주는 한 사람의 따뜻한 마음입니다. 이번 한 주,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기를 소망합니다.
  • 2026.06.12

    아무도 보지 않을 때
  • 요제프 하이든은 100편이 넘는 교향곡을 남겨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린 작곡가입니다. 그의 말년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평전 작가 게오르크 그리징어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하이든의 일상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그에 따르면 하이든은 작곡을 시작하기 전에 늘 옷차림부터 갖추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방, 알아줄 이 하나 없는 시간이었지만 하이든은 가발을 단정히 쓰고, 깨끗한 셔츠 위에 격식있는 윗옷까지 갖춰 입은 뒤에야 비로소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한 친구가 그 이유를 묻자, 하이든은 “나는 하나님 앞에서 일하는 사람이니, 그분 앞에 함부로 앉을 수 없다”라고 답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할 때 더 나은 모습을 보이려 애씁니다. 평가를 받는 자리나 기억에 남을 순간에는 더욱 힘을 냅니다. 하지만 ‘진짜 나’는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에 드러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그리고 아무도 지켜보지 않을 때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한 사람의 인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품격은 단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사소해 보이는 일상의 선택들이 차곡차곡 쌓여 마침내 완성됩니다. 예로부터 사람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그가 혼자 있을 때를 보라고 했습니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한결같은 태도, 그것이 인품의 출발점입니다. 이번 한 주, 아무도 보지 않을 때, 자신을 더 단단하고 품격 있게 가꾸어 가시길 바랍니다.
  • 2026.05.29

    초록이 주는 위로
  • 5월은 햇살보다 초록빛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달입니다. 앙상한 가지마다 돋아난 연둣빛 새순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은 한층 더 부드럽고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봄의 끝자락에서 여름을 맞이하는 이 계절, 세상은 싱그러운 푸른빛으로 서서히 물들어 갑니다. 1962년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에서 자연 파괴가 결국 인류에게 재앙으로 되돌아온다고 경고했습니다.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현대 과학은 그 경고가 단순한 비관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초록빛 식물을 단 3분만 바라봐도 우측 전전두엽 피질의 산소포화도가 눈에 띄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자연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신체의 긴장이 완화되어 깊은 이완 상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자연 그 자체가 우리 몸을 회복시키는 강력한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함께 푸른 숲길을 걸으며 마음을 재충전해 보세요. 함께 걷는 발걸음과 스쳐 가는 바람 속에서 긴장이 풀리고, 깊은 평온이 스며들 것입니다. 초록빛 풍경이 눈의 피로를 덜어주듯,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의 존재만으로도 지친 마음은 따뜻하게 위로받습니다. 진정한 위안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습니다. 푸른 잎 아래에서 함께한 이 짧은 순간은 올해를 가장 빛나게 한 이정표로 남아, 훗날 지치고 힘든 순간마다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될 것입니다.
  • 2026.05.22

    가장 가까운 얼굴
  •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인으로 불린 이어령 선생은 평생 책상 앞에서 글을 쓰며 지냈습니다. 큰딸 이민아 목사를 먼저 떠나보낸 뒤 펴낸 산문집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에는 한 가지 회한이 거듭 등장합니다. 일과 명예에 매여 살다 보니 가장 가까운 딸의 얼굴조차 환하게 마주 보지 못했다는 고백입니다. 무엇이 끝까지 마음에 남는지, 그는 딸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책에 적은 한 줄도, 강단에서 받은 박수도 아니었습니다. 평범한 식탁에 둘러 앉아 가족들과 눈을 맞추며 웃던 그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가정은 사랑이 가장 깊게 흐르는 곳이지만, 역설적으로 그 사랑을 가장 당연하게 여기기 쉬운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가족이니까’라는 말로 잔소리를 염려라 부르고, 익숙함을 핑계로 따뜻한 표정 하나 건네는 일을 잊고 살아갑니다. 가까이 있고 늘 함께한다는 이유로 사랑한다는 말도, 고맙다는 인사도 자꾸 뒤로 미루곤 합니다. 이런 습관이 반복되면 결국 소중한 사람들과 마주하지 못한 채 깊은 후회만 남게 됩니다. 가정의 달인 5월, 가족에게 먼저 다가가 따뜻한 진심을 전해 보시길 바랍니다. 자녀에게는 “네가 있어 정말 고마워”라고, 부모님께는 “낳아주시고 길러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다정한 한마디를 건네 보세요. 바쁜 일상에서도 잠시 여유를 내어 곁에 있는 가족을 살피며, 서로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사랑 가득한 5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 2026.05.08

    오늘에 이름을 붙이다
  • 아침은 매일 찾아오지만, 똑같은 아침은 단 하루도 없습니다. 어제와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같은 창으로 햇살이 들어와도 오늘은 어제와는 다른 하루입니다. 겉모습은 비슷해 보여도 오늘에는 오늘만의 의미가 있습니다. 화가 클로드 모네는 같은 건초더미를 서른 번 넘게 그렸습니다. 대상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시간과 빛에 따라 풍경이 전혀 다르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새벽녘의 건초더미와 황혼의 건초더미는 같은 자리에 있어도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변하지 않는 것조차 바라보는 눈에 따라 새로워집니다. 우리의 일상도 무심히 흘려보내면 그저 스쳐 가는 시간이지만, 의미를 부여하면 특별한 하루가 됩니다. 오늘 하루에 이름을 하나 지어보는 건 어떨까요? ‘감사’, ‘도전’, ‘휴식’처럼 그날의 중심이 될 단어를 정하는 것입니다. 감사의 날에는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마치 선물처럼 마음에 다가오고, 도전의 날에는 마주하는 어려움도 성장의 디딤돌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휴식을 선택한 날에는 분주한 일상에서도 한순간의 여유를 스스로 찾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삶이 빛나는 것은 특별한 날들 때문이 아닙니다. 평범한 오늘을 어떤 마음으로 맞이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빈 페이지 같은 하루도 의미를 담는 순간 저마다의 색으로 물들어집니다. 당신의 오늘이 의미 있는 순간들로 가득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어떤 이름이든 좋습니다. 당신이 이름을 붙이는 순간, 오늘은 이미 특별한 하루가 될 것입니다.
  • 2026.04.24

    한 사람의 영향력
  • 미국의 저명한 사회학자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 예일대 교수는 사람들이 서로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오랫동안 연구해 왔습니다. 그는 동료 제임스 파울러와 함께 인간관계의 연결망을 분석한 결과, 한 사람의 친절한 행동이 평균적으로 세 단계를 넘어선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즉, 작은 친절도 생각보다 훨씬 더 멀리까지 번져 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종종 세상을 바꾸려면 특별한 능력이나 높은 지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변화의 동력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 사소한 순간에서 시작됩니다. 예를 들어 2020년 미국 플로리다의 한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에서 시작된 ‘선행 릴레이’가 그렇습니다. 한 고객이 뒤차의 음식값을 대신 계산하자, 그 선의는 250대에 달하는 차량으로 번져 몇 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결국 누군가의 작은 시작이 수백 명의 마음을 움직인 것입니다. 놀랍게도 친절은 타인을 기쁘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자신에게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킵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남을 돕는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더 큰 행복을 느끼며, 그 만족감 또한 훨씬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 하루, 먼저 누군가에게 작은 친절을 건네보세요. 그 작은 온기가 또 다른 온기를 불러일으켜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고, 마침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해지길 소망합니다.
  • 2026.04.10

    당신의 속도로 충분합니다
  • 우리는 빠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결과가 빨리 나타나야 안심하고, 늦어지면 뒤처진 듯 불안해집니다. 그러다 보니 속도가 삶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삶은 속도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지나야 할 시간과 걸음의 리듬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최근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소년이 있습니다. 중증 자폐로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했던 박주환 군은 전문가들조차 회복이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매일 아이의 손을 잡고 선 긋기를 연습시켰습니다. 작은 선 하나를 그리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고, 힘든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마침내 아이는 숫자 ‘2’를 쓰며 세상과 처음으로 소통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숫자는 단어가 되었고, 단어는 마침내 문장이 되었습니다. “엄마, 이제 나도 할 수 있는 게 생겼으니까, 엄마도 하고 싶은 거 좀 하세요.” 그 아이는 이제 글로 세상과 소통하는 소년 작가가 되었습니다. 삶을 끝까지 걷게 하는 힘은 빠름이 아니라 지속입니다. 천천히라도 멈추지 않는 걸음은 결국 길을 완성합니다. 겉으로는 더디게 보여도 각자에게는 필요한 시간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을 뿐, 그 시간 속에서 사람은 조금씩 성장합니다. 타인과 비교하기보다 자신만의 속도로 묵묵히 나아갈 때 삶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그러니 때로는 숨을 고르며,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고 자신을 따뜻하게 다독여 주세요.
  • 2026.03.27

  • 순복음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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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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