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를 디자인해라 ... 의대 열풍 속에서도 마이 웨이
평생직장 사라져, 평생학습해야** **단순한 밥벌이가 아닌 그 일로 부르셨다
“초등학생 꿈까지 접수한 의대열풍”, “초등학생 4명 중 1명 의대 입시 준비”, “대치동 학원가에 초등학생 대상 의대 진학 준비반 유행”. 일간지 헤드라인 제목들이다.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6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해 ‘지방 유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직장을 다니거나 대학을 졸업한 뒤 의대에 입학하는 25세 이상 ‘늦깎이 의대생’ 또한 늘어나고 있다. 이런 내용의 기사를 접하다 보면 우리 아이도 뛰어들어야 하는 건 아닌지, 다시 제 2의 인생을 설계해야 되는 건 아닌지 불안과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대마다 직업 열풍 있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발표한 ‘2023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보면, 의사를 꿈꾸는 초등학생 비율이 지난해 4위에서 올해 2위(7.1%)로 올랐다. 고교에서도 7위에서 5위(3.1%)로 두 계단 높아졌다. 지난해 서울대에서 341명이 자퇴했고, 자퇴생 대부분이 의대 진학을 준비한다고 했다. 의대를 가장 많이 보내는 학교가 서울대 공대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니 의대열풍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2016년에는 공무원시험 열풍이 불어 전공불문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공무원이 되는 일이 하버드대에 입학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왜 이런 열풍들이 시대마다 부는 걸까? 사람들은 미래가 불확실하고 경제가 불안할수록 안정된 직업을 찾게 되어 있다. 대기업보다 연봉이 높고 직업 안정성이 보장되는 직업으로 현재 의사가 최고인 셈이다. 영원한 직업은 없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임용 후 5년 미만 공무원들 중 퇴직자는 1만 3566명으로 2019년 6500명에 비해 갑절 이상 늘어났다. 한때 각광받던 직업인데 사람들은 왜 그만두는 것일까? 미래를 책임져줄 것 같은 직업을 좇아 어렵게 입사했지만, 생각보다 직무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낮은 보수, 잦은 민원으로 퇴사했다. 시간이 지나니 사회에서 말하는 인기 직업이 바뀌었다. 이 세상에 영원한 직업은 없다. 오늘 인정받는 직업일수록 10년 후에는 그렇지 못할 확률이 더 높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점점 더 모호해지는 일의 경계 그리고 다양한 직업의 등장은 이를 뒷받침해 준다.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일자리에서 은퇴하더라고 꽤 많은 시간을 살아야 한다. 인생 후반부를 살아내기 위해 재취업이나 창업을 해야 한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끊임없이 인생을 설계하고 계속해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진로 선택 일반적으로 진로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성격, 적성, 직업가치관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워크넷(www.work.go.kr)에 들어가면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20여 종의 심리검사를 해볼 수 있다. 검사 후 결과를 통해 객관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탐색할 수 있다. 직업을 갖더라도 꾸준한 자기계발이 필요하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국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퇴근 후 학습 한 잔 어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직장인들을 위해 지하철 근처에 학습관을 열어주고, K-MOOC(한국형온라인공개강좌)를 통해 대학, 기업 등의 우수강좌를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게 열어줬다. <평생학습계좌제>라는 제도는 다양한 학습 경험을 계좌에 누적, 관리하고 학력, 자격으로 인정하거나 고용정보로 활용케 했다. 이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대비할 수도 있고, 새로운 직업의 세계에 대해 알 수 있다. 그분이 맡겨주신 일 부모로서, 한 개인으로서 시대의 흐름을 읽고,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진로를 디자인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오직 주께서 각 사람에게 나눠 주신 대로 하나님이 각 사람을 부르신 그대로 행하라”(고전 7:17) 하나님이 사람마다 부르신 목적이 있다. 독일어로 직업은 Beruf(베루프)로 Berufen(베루펜)이라는 동사 ‘부르다’에서 왔다. 누가 부르는가 하면 하나님이 부른다는 뜻이다. 기독교인에게 있어 일은 생활의 필요를 채우는 단순한 밥벌이가 아니라 그 일로 부르셨다는 의미가 있다. 세상에서 말하는 직업을 좇아 우왕좌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훗날에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할 수 있게. “숲속에 두 갈래 길이 나 있었다고 /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중에서). Think! Thank! Q1. 당신은 어떤 직업을 갖길 원하시나요? Q2. 그 직업이 평생토록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Q3. 그 직업으로 부르신 분은 누구실까요? 김선희 교수(교육학 박사)
2024.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