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이야기
흑차에 핀 금꽃 관돌산낭균
  • 차나무(Camellia sinesis)는 중국이 원산지로 한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로 재배지가 확대됐다. 현재 세계에서 생산되는 모든 종류 차 중에 중국산이 약 25%로 최대 차원(茶園)이다. 차는 재배지역과 위도, 기후, 채취하는 부위와 시기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상품의 품질과 등급이 정해지기도 한다. 찻잎의 채취 후에는 말리거나 볶는 여러 과정을 반복해서 산화시키고 추가로 발효시키는 정도에 따라 색상과 차의 이름이 부여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중국의 7대 전통차로는 녹차, 백차, 황차, 오룡차, 홍차, 흑차, 화차가 있으며 개인의 기호에 따라 선호도가 다를 수 있다. 국내 대중매체를 통해서 잘 알려진 차마고도(茶馬古道)와 마방(馬幇)의 이야기는 지역적으로 중국의 윈난성(운난성)이다. 평균 해발고도가 1980미터로 전역의 94%가 고산지이며 인근 쓰촨성(사북성)과 같이 높은 산지의 고원으로 척박한 땅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차는 말과 당나귀를 이용한 실크로드와 함께 오랜 세월 무역로였다. 가파르고 험한 길을 따라 차가 티베트로 전해지고 그 곳의 말들이 중국으로 들어오는 무역상들의 통로를 일컫는 말이다. 복전차로도 알려진 안화흑차(安化黑茶)에서 발견되는 일명 금화(Golden flowers)균이 있다. 보통 거친 찻잎을 검게 산화시켜 벽돌처럼 틀에 넣고 압착하여 ‘흑벽돌차’라고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 여기서 사상진균(絲狀眞菌)의 일종으로 마치 노랗게 익은 좁쌀이나 사금(砂金)을 흩뿌려 놓은 듯 금빛의 작은 구슬 같은 주머니들이 발견된다(전자현미경 사진). 자실체 안에는 홀씨가 가득 들어 있어 크고 작은 낭(囊)들을 형성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전자현미경 사진). 과거에 장거리 운반된 흑차에서 노란 곰팡이가 핀 것을 발견했을 때 크게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곰팡이가 자라면 일단 음용할 수 없는 부패 된 차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차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잘못 취급했거나 혹은 먼 거리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생긴 부패한 상품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나중에는 가치를 인정받아 노란 곰팡이가 핀 것을 흑차에 “금꽃이 피었다”고 여겨 금화균이라 불렀으며 티베트에서는 금화가 많이 발견된 흑차를 더 선호하게 되었다고 한다. 관련해서 필자도 일부 실험과 자료검색에서 확인해 본 결과 누룩의 일종으로 금화균(관돌산낭균, Eurotium cristatum)으로 차가 가진 특유의 떫은맛과 쓴맛, 신맛을 완화하고 혈액의 중성지방을 낮추며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다양한 임상실험에서 항산화작용과 항암효과가 있으며 유해하지 않은 유익균으로 보고되고 있다. 좋으신 하나님께서 태초부터 우리에게 삶이 풍요롭고 지친 몸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선물을 준비하셨다(창 1:11). 현대인의 바쁜 생활 중에 차를 마시는 여유와 쉼, 그리고 차와 함께 발효균이 주는 유익함도 누려보길 바란다(신 6:24).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 이학박사)
  • 2024.07.26

    몸 값하는 호박벌의 능력
  • 전 세계에서 “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자연생태계에서 벌의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경고이다. 빈 벌통을 바라보는 양봉가의 시름이 깊어져 갈 때 농작물 수확량도 감소하므로 농가의 시름도 깊어진다. 이와 같은 자연재해는 심각한 식량난을 예고한다. 원인으로 기후변화와 농약 및 환경오염, 바이러스 혹은 세균감염, 진드기의 일종인 응애(mites) 외에도 여러 가지 알 수 없는 요인이 있다. 특별히 벌은 유익한 곤충으로 그 위치가 남다른 면에서 더욱 그렇다. 벌이 사라지면 꽃을 피워 충매(蟲媒)로 결실하는 농작물의 수확량이 절대 감소한다. 벌이 없으면 열매를 맺기 어려운 작물이 생각보다 많은 이유이다. 충매화(蟲媒花)는 향기로 곤충을 초대하고 답례품으로 꿀을 만들어 놓는다. 이때 초대받은 벌의 꿀을 빨기 위한 몸놀림은 꽃가루를 묻혀줘 열매가 잘 결실하도록 한다. 각각이 필요에 따라 행하는 일인데 결국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공생관계로 상생의 순기능이 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만일 벌이 사라진다면 이들에게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꽃을 피워 향기를 뿜어내고 달콤한 꿀을 준비해도 벌이 없다면 결실할 기회가 없어진다. 화분을 매개하는 여러 종류의 벌 중에서 호박벌(뒤영벌)이 여러 면에서 탁월하다(사진). 농가에서 인기 높은 호박벌이 꿀벌보다 나은 예가 다음과 같이 있다. 첫째, 날씨가 흐리거나 약간의 비가 오는 습한 날씨에는 꿀벌은 활동하지 않으나 호박벌은 궂은 날씨에도 영향을 덜 받고 주어진 미션을 수행한다. 둘째, 기온이 7℃ 이하로 떨어지면 꿀벌은 활동을 멈추는데 호박벌은 5℃ 이하가 되면 가슴에 있는 강한 근육을 진동시켜 체온을 올려 추운 날씨에도 견딘다. 셋째, 향기이나 꿀이 없거나 있어도 적은 토마토, 가지, 피망 등 꽃을 가리지 않는다. 넷째, 꿀벌은 위협을 받으면 그 대상을 집단으로 공격을 하지만 호박벌은 보기보다 순하고 안전하다. 다섯째, 호박벌은 긴 털이 체표를 덮고 있을뿐더러 세찬 날갯짓으로 꽃가루를 털고 날려 수분율이 높다. 여섯째, 꿀벌은 비교적 한 꽃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잠깐이라도 날개를 접으나 호박벌은 짧게 머물고 분주하게 옮겨 다니므로 같은 시간에 10배 이상 많은 꽃을 찾아다닌다. 일곱째, 꿀벌은 활동반경이 집에서 약 2㎞인데 비하여 호박벌은 약 500m로 화훼나 농작물 비닐하우스에 방사하면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한편 우리에게 알려진 ‘트랜스포머’ 영화 시리즈 속에서 멋진 역할을 하는 ‘범블비(Bumblebee)’의 애칭은 ‘호박벌’ 이름에서 인용했다. 요즘 반려곤충으로 호박벌을 키우는 일부 동호인도 있다. 호박벌은 큰 몸통에 비해 날개가 왜소해서 날 수 없을 것 같아도 가슴 근육의 힘으로 빠른 날갯짓을 하며 이를 극복한다. 성도가 믿음의 영적 근육이 강하면 능히 못 할 일이 없다. 현대를 살아가는 신앙공동체가 각자 주어진 믿음의 역량을 잘 활용한다면 분명 아름다운 결실이 있다(엡4:11~13).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 이학박사)
  • 2024.05.24

    고난을 통해 결실하는 대추나무
  • 봄에는 모든 나무가 새순을 내고 경쟁하듯 꽃을 피운다. 그러나 이렇듯 바쁜 계절에 지각하는 나무가 있다. 새순을 내는 일이 너무 늦어서 앙상한 가지들을 볼 때 지난 겨울 추위에 죽은 나무는 아닐까 의구심이 생길 정도다. 우리나라 과실나무는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늦어도 4월이면 대부분 꽃이 피고 늦어도 5월 초순이면 그해 꽃들은 피고 진다. 그러나 대추나무는 새순도 늦지만 초여름이 시작되는 5~6월이 되어야 꽃이 핀다. 봄을 놓친 어느 나무들보다도 한참 지각한 모습이다. 대추나무 잎과 꽃은 다른 과실나무와 비교해서 작을 뿐더러 꽃의 경우는 존재감이 없다. 봄에 피는 꽃은 대부분 밝고 화려한데 비해서 대추나무 꽃은 작을 뿐더러 연두색이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언제 피었는지 모르게 지나치게 된다.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있을 만큼 대추나무는 집터 가까운 곳이나 정원수로 심기 때문에 우리생활과 친숙하다. 그러므로 대추는 과거부터 관혼상제에서 빠지지 않았고 한약재와 식품 관련 재료로 사용됐다. 특히 결혼식 폐백용으로 신부의 치마폭에 던져주며 대추는 자손이 반듯하게 자라서 대를 이어 번성하라는 다산(多産)과 풍요를 바라는 어른들의 마음일 것이다. 이렇듯 대추나무는 한번 맺힌 열매는 비바람에도 여간해서 떨어지지 않으며 봄에는 지각했으나 추수할 때 다른 나무의 열매 수확 시기와 늦지 않게 풍성히 열린다. 단오 오후에 행하는 풍속의 하나로 ‘대추나무 시집보내기’를 하는데 이는 대추가 열매를 많이 맺도록 Y자형 나뭇가지에 큰 돌을 올려놓거나 망치나 도끼로 몇 번 충격을 주는 풍습이다. 필자가 생각할 때 잎만 무성하고 결실이 적을 때 일종의 충격요법과 같다. 일부 유실수(有實樹)는 고난이나 적잖은 충격을 받으면 생명의 위기를 느끼고 본능적으로 씨를 많이 맺어 종족보존을 위한 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현재 선진국가의 저출산 문제는 다양한 사회적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과거의 절대적 빈곤과 고단한 환경에서 다출산 시대를 살아온 때보다 더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는 세대의 특별한 심리현상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오류일까. 한편 대추나무는 가시가 날카로워 찔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가시면류관의 나뭇가지는 대추나무(Christ thorn jujube)로 알려졌다.(막 15:17) 현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학명은 예수가시대추나무(Ziziphus spina-christi)로 그 이름이 오늘까지 전승되고 있다.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 이학박사)
  • 2024.04.26

    국내에서 2등 반려동물, 고양이
  • 우리나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4명 중에 한 명으로 그 종류와 품종이 다양하며 관련 가구 수와 개인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2023년 기준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국내 인구가 28.2%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국내 반려동물을 보면 전세계에서 들어온 종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재래종보다 더 많아졌다(사진). 통계에 따르면 가장 많이 기르는 반려동물은 개가 75.6%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27.7%로 고양이다. 고양이는 분류상 고양잇과(Family)로 알려진 37종이 있다. 그 아래에 두 종류의 아과(亞科)로 나누는데 표범아과(Pantherinae)와 고양이아과(Felinae)로 나눈다. 이들의 공통점은 타고난 사냥꾼이다. 예민한 후각과 청각은 작은 움직임도 포착하고 이에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다. 사냥과 활동하기는 밤이 더 좋은 동물이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눈은 상대를 명확하게 볼 수 있도록 동공이 최대로 확대되면 눈빛은 총명해 보이기까지 한다. 어디 그뿐인가. 고양이는 육식동물의 특징인 입에는 날카롭고 갈고리 형태의 긴 송곳니를 가지고 있어 상대의 목을 물어 제압할뿐더러 작은 먹이는 재빠르게 낚아채기도 한다. 포획한 먹이의 생살을 찢고 뼈까지 부술 수 있는 치아와 강인한 근육으로 무장한 턱이 있다. 사냥할 때 발바닥은 부드러운 고무패드 같아서 걸을 때 소리가 나지 않게 접근한다. 기회를 보아 감춘 C자형 발톱을 순간 꺼내서 움켜주는 힘은 순간 천적의 피부를 뚫고 살을 파고든다. 온몸의 관절과 근육은 매우 유연하여 자신의 몸보다 몇 배 높게 점프할 수 있다. 자세를 웅크리고 있다가 낮게 날아가는 작은 새들도 사냥의 대상이 된다. 어떠한 낙차에서도 날샌 몸 돌림으로 중심을 잡고 착지하는 모습은 능숙한 기계체조 선수급이다. 이미 잘 아는 바와 같이 쥐 같은 작은 설치류가 천적으로 먹잇감이 된다. 상대가 되지 않는 적수(敵手)를 ‘고양이 앞에 쥐’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고양이는 과거의 험하고 무한경쟁 생존인 야생환경에서 지내기보다 사람이 사는 가정같은 공유공간에서 어릴 때부터 부양되고 양육되어 야성이 점차 사라지고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고양이는 도도하면서 특유의 귀여움과 재롱이 어린이와 어른들의 사랑받는 친구로서 반려동물이 되었다. 친해지는 만큼 정이 든다. 최근 반려동물에 대한 관리에서 청소, 목욕, 식이 건강 등 장기간 여행할 때 맡기는 반려동물 호텔도 있어서 관련 산업이 요즘 각광 받는 업종이다. 한편 동물복지에 대해서 물리적 학대는 물론이고 양육조건이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확장해 보면 일상에서 현대인들 중에 무기력하고 고립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반려동물이 도움이 될 수 있다(사11장).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 이학박사)
  • 2024.04.09

    사슴뿔과 닮은 사슴벌레
  • 사슴벌레는 일명 집게벌레로 알려졌으며 검고 단단한 외피를 전신에 갑옷처럼 두른 모습을 하며 사슴의 뿔처럼 생긴 집게로 무장하고 있다. 본능적으로 천적이 나타나면 위협적으로 머리를 치켜들고 뿔을 세운다. 그리고 경쟁자인 수컷이 나타나면 긴 집게로 밀치거나 잡아서 낚아채 던지기도 한다. 필자는 어린 시절 동네 인근에 참나무 숲에서 나무 밑동이나 썩은 곳에서 특유의 향이 나는 수액(樹液)이 흘러나올 때 냄새를 맡고 찾아온 말벌과 개미, 점박이꽃무지, 각종 풍뎅이들을 봤다. 이 곳에서 사슴벌레를 종종 발견했는데 몇 년 전에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고군산 말도(末島)에서 발견한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에 14~16종의 사슴벌레가 있는데 일부 종은 그 개체수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요즘 곤충농장에서 인공 번식하는 기술이 생기면서부터 암수 한 쌍이 약 4~5만원으로 인터넷에서 거래되고 있다. 사슴뿔 모양의 커다란 집게로 위압감을 주며 사납게 생긴 탓에 육식성 곤충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사슴벌레는 생긴 것과 다르게 비교적 온순하고 야행성이며 행동이 굼뜨다. 사슴벌레는 어린이들이 좋아하고 어른 중에도 취미로 실내에서 키우는 동호인들도 많이 있다. 특별히 큰 것은 고가에 거래되는데 1999년 일본에서 8㎝ 길이의 사슴벌레가 우리나라 돈 약 1억원이 넘는 가격에 매매되기도 했다. 그 이후 국내에서도 애완용 곤충산업이 크게 성장했는데 사슴벌레를 인공사육하는 기술과 좋은 사료가 개발되면서 작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를 쉽게 키울 수 있게 돼 애완용으로 인기 있는 곤충이 됐다. 사슴벌레를 집에서 키우기 위해서는 발효된 참나무 톱밥을 구매해서 보금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러면 알에서 부화해서 애벌레로 성장한 후 성충이 되는 전체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먹다 남은 과일 젤리나 주스도 잘 먹는다. 특별히 사슴벌레의 수컷 머리에 집게인 사슴뿔 모양의 크기는 유전적이기 보다 후천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환경이나 영양 상태에 따라서 크기가 달라진다. 사슴벌레의 특징은 암컷의 뿔이 작다는 것이다. 암컷은 수컷의 사슴뿔의 집게처럼 크지 않고 몸집이 작아서 같은 종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사진) 언뜻 보면 수컷이 어미 같고 암컷이 새끼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하나님의 창조세계의 생태계를 보면 하나님의 뜻대로 종류마다 암수의 크기가 다르고 모양이 다르다.(계 4:11) 이렇듯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사람으로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고 창조 지혜를 사람이 다 알 수 없다.(시 104:24) 윤철종 목사(이학박사, 또오고싶은교회)
  • 2024.02.23

    떠도는 부평초, 개구리밥 가족
  • 물 흐름이 느린 하천이나 얕은 담수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수생식물로 개구리밥과 그 보다 작은 좀개구리밥을 볼 수 있다. 모내기를 끝내고 물 댄 논에 빠르게 번식해서 수면을 연두색 매트로 깔아 놓는다. 이는 물의 증발을 막고 여름철에 수온이 너무 올라가지 않도록 조절한다. 또한 수질을 악화시키는 부영양화의 주범인 질소(N)와 인(P) 성분을 흡수하여 수질을 정화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개구리밥은 담수가 있는 곳이라면 쉽게 보이는데 이들은 지면에 뿌리를 박지 않고 수면 위에 떠서 번식하는 작은 엽상체(葉狀體)이기 때문이다. 개구리밥을 수생식물 중에서도 번식이 가장 잘되는 종류이다. 조건만 갖춘다면 2배로 증식하는 시간은 하루면 충분하다. 이렇듯 빠르게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면 삽시간에 연못이나 웅덩이 표면을 덮어버린다. 개구리밥으로 가려진 그늘 아래는 각종 수생곤충과 물고기들은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가리는 은신처가 되고 먹이가 됨으로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요한 포인트가 된다. 국내에서 2016년에 좀개구리밥 속(屬)에서 유전적으로 다른 개체가 발견된 사례가 있었는데 기존의 좀개구리밥과 구분되는 ‘나도좀개구리밥’(사진)이다. 개구리밥 보다는 작은 좀개구리밥에서 ‘좀’이라는 우리말은 보잘 것 없이 작음을 뜻하는 ‘좀스럽다’라는 의미의 접두사이다. 식물을 분류할 때 다음과 같은 이름이 붙은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한 예로 전 세계에서 울릉도에만 자생하며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너도밤나무’라는 고유종이 있다. 반면에 유럽에서 볼 수 있는 ‘마로니에’ 나무와는 구분되며 국내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칠엽수는 혼돈스럽지만 서로 다른 ‘나도밤나무’ 속(屬)이다. 불어로 마로니에는 밤이란 뜻인데 영어권에서는 말밤(horse chestnut)으로 불리며 탄닌산이 너무 많아 먹을 수 없다. 그 외에도 우리에게 알려진 ‘너도(나도)바람꽃’, ‘너도(나도)쑥부쟁이’ 등의 대비를 이루는 이름이 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는 모든 사물에 각각의 이름을 붙이는 분별의 능력을 주셨다.(창 2:20) 이름에 ‘너도’나 ‘나도’라는 접두사가 붙는 이유는 원종(原種)과 비교적 가까우면서 모자란 듯 부족하면 ‘너도’가 붙고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종(種)이면 ‘나도’가 붙는다고 한다. 필자가 사는 김포시에서 발견한 나도좀개구리밥(사진)은 좀개구리밥 종류이지만 잎마다 뿌리가 하나인데 비해서 ‘너도좀개구리밥’은 한 잎에 뿌리가 2개 이상 있어서 구분된다. 서로 비슷하지만 일부가 다른 특징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흐르는 물길을 따라 이동도 하지만 물가의 야생동물과 철새들의 다리나 발, 몸에 붙어서 전파됨으로 전 세계의 담수가 있는 곳에서 발견된다. 한편 개구리밥은 부평초(浮萍草)라고 한자식 이름이 있는데 마치 정처 없이 떠도는 수생식물이다. 인생도 유목민처럼 타인이나 환경변화에 따라 이동한다.(창 47:9)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 이학박사)
  • 2024.01.26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주목나무
  • 주목나무는 성탄절 크리스마스 트리(Christmas tree) 장식용으로 구상나무, 전나무와 함께 인기 있는 나무로 천년주목(千年朱木)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이란 수식어에 맞게 위풍당당한 모습은 살아서는 물론이고 죽어 고목이 되어도 유구한 세월을 품고 있는 그 품위를 표현한 것이다. 오랜 세월 성장하면서 거목이 되고 죽어서도 세월의 풍상을 견디면서 그 형상을 유지한다. 주목나무는 특별히 고산지형에 잘 적응하고 내한성이 좋다. 목재가 다른 나무보다 유독 붉은 색을 보여서 한자표기로 붉은 주(朱), 나무 목(木)을 붙여 ‘주목나무’라 부른다. 성장조건이 좋으면 높이가 25m 이상 자란다. 주목나무는 은행나무처럼 암수가 딴 그루이며 사철 푸른 상록수로 잎은 침엽수 중에서 넓은 큰 교목이다. 봄에 수나무에서 꽃이 피면 송홧가루처럼 꽃가루가 바람에 날리며 암나무의 열매는 가을이 되면 주홍색으로 익어간다(사진). 가을에 붉은 색 열매(사진)는 점액성이 있는 달짝지근한 맛을 내며 식용이 가능하다. 붉은 열매는 조선시대에 곤룡포 등 옷감을 염색하는데 사용되었으며 나뭇가지와 잎은 한약재가 됐다. 특이한 점은 과육에 구멍이 있고 익는 과정에서 씨앗이 빠져나와 땅에 떨어진다. 주목나무의 씨앗과 잎과 목질에 택신 알칼로이드(taxine alkaloids)이라는 독이 있어 과거에 사약(賜藥) 제조의 원료로 사용한 기록이 있다. 그런데 최근 그 독성을 이용한 항암제가 개발됐다. 주목나무의 껍질에 있는 파클리탁셀 생약성분이 항암효과가 있음이 입증되면서 미국의 한 제약회사가 ‘택솔(taxol)’이라는 항암제를 판매하고 있는데 일부 부작용이 있으나 ‘기적의 항암제’라 불리고 있다고 한다. 잎에도 쿠마린, 알칼로이드, 플라보노이드, 택솔 성분이 있다. 요즘은 주목나무가 정원수나 낮은 담장의 울타리 장식용으로 심겨진 모습을 자주 본다. 과거에 교회에서 혹은 큰 거리에서 성탄절 장식용으로 원뿔모양의 전지(剪枝)된 주목나무를 자주 사용하였다. 주목나무 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나무는 인류를 위해 아낌없이 주는 생명나무의 예표가 된다.(계 22:2) 이렇게 나무는 외견상 보여주는 멋진 모습 외에도 목재와 연료용은 물론이고 오염된 공기를 정화시키고 각종 약리적 성분은 난치병을 치유하고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 이학박사)
  • 2023.11.23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달’
  • 달은 태양처럼 눈이 부시도록 밝지 않아서 하늘을 볼 때 사람의 눈으로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낮에 나온 달은 푸른 하늘에 그 모습이 몹시 창백해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밤이 되면 어떤 별보다 크고 밝게 빛난다. 마치 태양 빛이 없는 밤하늘을 은은한 빛으로 독점한 듯 보인다. 사람들은 특별히 눈에 띄는 자연이나 천체 중에서 큰 위용과 불가항력의 대상을 발견하면 경외심을 갖고 상징성을 부여하며 더 나아가 신성하게 여긴다. 이러한 경우 성경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이방나라나 지역에서 행해지던 각종 우상에 대한 제사와 경배의 대상이 됐다. 예를 든다면 태양을 남성으로 생각하고 달은 여성을 상징하는 일은 동서고금에서 전해오는 이야기이며 고대국가의 신화에서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구약의 모세오경에 나오는 당대의 애굽 왕은 태양신의 아들이며 살아있는 신으로 강력한 통치자를 상징하는 남성을 의미하는 ‘바로’(파라오, Pharaoh)였다. 고대 로마시대에 이르러서도 그리스신화에 있는 수많은 신들은 이름만 로마어(라틴어)로 바꿨을 뿐 그대로 이어졌다. 한 예로 ‘제우스’ 신의 쌍둥이 남매 중에 아들은 ‘아폴로’(Apollo)로 태양의 신이라고 했고 딸은 ‘아프로디테’로 달의 신으로 상징하는데서 알 수 있다. 사도 베드로와 바울이 사역하던 시대에 성령을 체험한 성도들에 의해 예루살렘과 안디옥에 교회가 세워지고 고린도교회와 에베소교회가 세워질 때 함께 했던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출신 유대인으로 ‘아볼로’는 성경에 정통했고 언변이 탁월했는데 그의 이름도 알고 보면 태양신 ‘아폴로’이다. 이렇듯 다양한 우상과 신들은 생활 속에 깊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특별히 에베소 도시와 고린도 도시의 주민들은 전쟁으로부터 자신들의 도시를 수호하고 다산의 복을 비는 대상으로 그들의 도시에 주신(主神)으로 숭배하는 여신이었다. 사도행전에서 여러 번 나오는 ‘아데미’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아프로디테’로 사도 바울이 선교할 때 방해하고 큰 피해를 주는 거짓 우상이었다. 태양이 우리가 사는 우주환경과 자연생태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에 비해 달의 영향력은 미미해 보일 수 있지만 바다의 밀물과 썰물을 통한 조수간만의 차이를 만들어내며 바다생태계에 생명을 불어 넣어준다.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 이학박사)
  • 2023.10.27

  • 순복음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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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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