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이야기
매미의 아름다운 5가지 덕목
  • 요즘처럼 무더위가 한 창이면 영락없이 나타나는 각종 곤충들을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중에 큰소리로 노래하는 매미가 신경 쓰인다. 소리하면 한여름 밤의 여치나 가을의 귀뚜라미에 비할 바가 아니다. 특히 요즘은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여러 마리가 주택이나 인근 공원에서 내는 떼창 소리는 소음 관련 민원(民怨)을 발생시킬 정도이다. 매미는 암컷은 울지 않는다. 수컷만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 복부에 발달한 발음기관에서 소리를 내는 것으로 일종의 구애(求愛)를 위한 독특한 세레나데이다. 높은 나무로 올라가 경쟁 대상의 수컷 매미보다 더 큰 소리로 그리고 매력적인 노래를 불러야 한다. 이 노래를 듣고 찾아오는 주변의 암매미를 대상으로 짝짓기한다. 그러므로 숲에서 한 마리 수컷 매미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주변에 있는 수컷들은 경쟁하듯 노래를 부르는데 이는 자신의 멋진 노래를 듣고 오라는 선택의 메시지이다. 때로는 수컷은 천적으로부터 자신이 위험해지는 위기를 무릅쓰고 자신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전파하기 위해서 목숨을 건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매미는 약 7종류 이상이다. 수컷의 노래 소리나 몸을 보고 이름을 붙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세히 들어보면 어떤 매미인지 구분이 가능하다. 비록 멀리 있거나 많은 나뭇잎에 가려서 그 정체를 알 수 없어도 노래를 부르는 소리만 들어 봐도 그 종류를 알 수 있다. 그중에 덩치가 가장 큰 말매미가 있는데 일명 왕매미라고 한다. 매미 중에서 가장 높은 나무 위에 올라서 귀가 따가울 정도로 큰 소리는 숲이나 인근 주택가에서 각종 모든 소음을 대체할 정도이다. 몸통과 날개가 갈색이고 기름이 끓을 때 나는 소리를 낸다는 유지(油脂)매미가 있다(사진). 주위에서 가장 흔한 참매미는 아파트의 일부 정원수나 인근 숲에서 발견된다. 그 외 특유의 소리를 내는 애매미, 쓰름매미 등이 있다. 땅속에서 약 7년 동안 축축한 애벌레로 성장하는 매미는 지상으로 올라와 등껍질이 터지는 과정의 탈피한 후에 성충이 되어 약 3주 전후의 생애를 마친다. 알에서 부화해서 성충이 되는 과정이 다른 곤충 보다는 길다. 성충이 된 매미는 큰 나무의 수피(樹皮)에 특유의 빨대 꽂아 수액을 빨아 먹는다. 우리 선조들은 매미를 사람과 가축은 물론이고 농작물에 피해를 주지 않고 이슬만 먹고 사는 듯한 모습을 단아한 선비로 비유했다. 특별히 군자로서의 5가지 덕을 기리는 의미에서 고상한 선비의 자태와 나무의 수액만 먹고 사는 맑음, 밤이슬을 맞으며 살지만 자신의 것을 소유하지 않는 검소함이다. 시간이 되면 삶을 마감하듯 떠날 때를 아는 5가지 덕목을 예찬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성경적 비유는 오늘도 동일하다. 자연생태계에서 까마귀와 들풀, 백합화를 비유들어 말씀하셨듯이 하나님께서는 천하의 어떤 미물(微物)이라도 빠짐없이 챙기시고 돌보시는 분이다(눅 12:24~31). “너희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눅 12:22)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 이학박사)
  • 2023.08.25

    다양한 약효 있어 몸에 좋은 도라지
  • 우리나라의 전통 민요로 리듬이 흥겨운 춤곡으로 ‘도라지타령’이 있다. 가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의 백도라지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에 철철철 다 넘는다.’ 이렇듯 인적이 드문 깊은 산과 계곡에서 도라지를 캐는 사람들의 마음이 풍성하며 삶이 넉넉함을 노래에 담고 있다. 여기서 우리 조상들의 생활에서 깨닫는 의미심장한 묵상이 묻어 나온다. 도라지타령의 가사에 나오듯 백도라지(白道我知)라는 한자의 이름은 ‘인생의 밝은 길(이치)을 나는 안다’는 의미와 함께 또는 도리지(道理之)라는 이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바른 길, 이치 대로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마치 세상에서 바른길, 올바른 길의 이치를 깨달아 산다는 뜻이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에서 이와같이 이름으로 이웃에게 인정받고 불려지면 좋겠다. “누가 지혜가 있어 이런 일을 깨달으며 누가 총명이 있어 이런 일을 알겠느냐 야훼의 도는 정직하니 의인은 그 길로 다니거니와 그러나 죄인은 그 길에 걸려 넘어지리라”(호14:9) 도라지는 초롱꽃과에 속한 여러해살이 식물로서 통으로 된 초롱 모양의 흰 꽃은 아름다워 정원에 심기도 하고 밭에 심어서 식용 및 약리성분 있는 허브(Herb)로서도 인정받고 있다. 뿌리는 인삼과 더덕처럼 비슷하다. 주로 뿌리를 먹는 다년생 식물들로 때로는 혼동되기도 하지만 지상의 잎과 줄기와 꽃의 모양이 다르다. 그러나 공통된 것은 각각 특유의 다양한 사포닌(Saponin) 성분이 많아서 몸을 이롭게 한다. 한편 도라지는 봄나물로 어느 정도 자란 새순을 잘라 먹는 데 연하게 자란 중간 크기의 순을 뜯어서 나물로 데쳐 먹는데 그 뿌리와 다르게 쓴맛이 없는 좋은 반찬이 된다. 물론 잘린 그 옆 가지에서 새순들이 나와서 더욱더 풍성한 가지를 내면서 자란다. 주로 도라지는 가을에 뿌리 캐어 나물로 먹는데 특유의 쌉쌀한 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을 포함해서 몸에 이로운 다양한 생약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서 한약재로도 사용되는 약용식물이기도 하다. 도라지는 신장을 강화시켜고 무기력한 몸에 활기를 주는 기능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인후통과 기침, 가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졌다. 그 외 혈당 감소 및 지방간, 항산화와 면역증진에도 도움을 주는 등 다양한 약리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별히 도라지의 사포닌 성분 중에 ‘플라티코틴 D’는 트리테르페노이드(triterpenoid)로 국내의 일부 연구진이 2021년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보조식품의 기능으로 호흡기의 세포막으로 들어오는 바이러스의 경로를 차단해서 감염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음을 발표해서 세간에 관심을 끌기도 했다. 윤철종 목사(이학박사·또오고싶은교회 담임)
  • 2023.07.21

    약이 되는 살구
  • 살구나무에서 꽃피고 연이어 복숭아꽃도 함께 필 때 우리의 마음은 동심의 봄꽃 세상으로 이끌어 낸다. 어느 시골동네 어귀나 집 뜰에서도 흔히 볼 수 있어서 봄의 정취를 연상하게 하는 고향의 꽃나무들이다. 살구는 6월이면 매실과 함께 과실을 수확하며 익으면 과육이 물러지면서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이때 살구는 독특한 색상의 색감이 있는데 연한 주황빛이다. 과거 유년시절 미술시간에 사용하던 크레용이나 크레파스에서 살색으로 표시된 때가 있었다. 그러나 2002년에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살색이란 표기는 헌법11조 평등권을 침해할 수 있고 인류의 전체 피부색을 대표하지도 않을 뿐더러 특정한 인종의 피부색을 대상을 표기한다고 해서 시정 권고안이 있었고 이를 받아들여서 지금은 ‘살구색’이라고 표기한다. 살구(殺狗)나무는 한자로 ‘개를 죽이는 나무’라는 의미이다. 사나운 악운(惡運)을 물리친다는 비유로 살구 과실은 우리 몸에 생길 수 있는 악성 암이 생기지 않도록 할 뿐더러 대사성 질환의 예방과 치유와 회복을 위한 좋은 약이 되는 과실이다. 살구가 많이 함유하고 있는 베타카로틴과 퀘르세틴, 리코, 가바 성분 등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그러므로 인체가 각종 대사산물로 생성되는 활성산소를 없애주고 손상된 세포와 조직을 재생시키며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외에도 폐와 혈관을 강화시키고 소화를 돕는 건강식 과실이다. 요즘처럼 더위가 시작되는 이때 시장에서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판매대에 오랫동안 살구를 발견하기 어렵다. 복숭아나 자두보다 진열하는 기간이 매우 짧다. 이유는 과육이 쉽게 무르며 보관이 어려울뿐더러 잘 부패하므로 먹을 수 있는 기간이 짧다. 한편 숙성된 정도를 잘 파악하지 못해 설익은 살구를 먹게 된다면 몹시 시고 떫고 쓴맛을 볼 수도 있다. 이런 추억으로 살구는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가득히 고이게 한다. 주의할 점은 살구 중에 겉모습만 보고 한입 물었다가는 오만상을 찌푸리고 뱉어야 할 개살구나무가 있다. 이는 우리속담에서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했다. 기대했던 대상에 대한 실망과 서운한 마음에서 나오는 탄식일 것이다. 우리는 사람은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는 오류를 종종 범하기 쉽다. 사사시대의 사무엘 선지자조차 국가의 왕을 세울 때 베들레헴으로 가서 이새의 아들들의 외모를 보고 감격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어린 막내아들 다윗 외에는 하나님의 영에 감동되지 않았다.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은 물론이고 사물과 사건의 중심을 보시는 분으로 모든 일에 핵심을 관통해서 보시는 분이다.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야훼는 중심을 보느니라 하시더라”(삼상 16:7). 윤철종(이학박사·또오고싶은교회 담임목사)
  • 2023.06.23

    작약과 모란 구분법
  • (사진 위 '작약'/ 아래 '모란') 5월과 6월에 피는 꽃 중에서 작약과 모란은 피는 시기와 꽃 모양이 비슷하며 꽃 이름도 지역에 따라 다를뿐더러 같은 지역에서조차 달라서 혼돈을 일으키기 쉽다. 때로는 전혀 다른 꽃의 이름이 잘못 덧붙여져서 전파되면서 오히려 본래 자기 이름인 듯 대중 속에서 자리를 잡는 경우도 있다. 나중에 잘못을 바로 잡으려면 혼란만 더 가중 될 수도 있다. 작약은 봄에 피는 꽃 중에 가장 크면서 화려한 자태로 옛날부터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약용식물이다. 외형상 아름다운 큰 꽃잎과 그 안에 확연하게 보이는 풍성한 황금빛 수술은 품격을 한층 높여준다(사진). 일부에서 크고 탐스러워서 함박꽃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른 봄에 피는 목련나무와 비슷하고 흰색의 큰 꽃이 피는 함박나무가 따로 있으니 혼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란은 작약과 같은 시기에 피는 꽃으로 꽃모양과 잎이 비슷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자주 혼돈하기도 한다. 이미 개인에 따라서 작약과 모란을 오해해서 부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모란은 작은 관목으로 일종의 나무라서 목단(牧丹)이라고 부르며 겨울에 잎과 줄기가 떨어지고 앙상한 나뭇가지가 지상에 남아 있다. 그러나 작약은 풀 같아서 서리가 오고 겨울이 되면 말라서 땅 위에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금 이들을 구분하려면 꽃과 잎, 줄기 사이를 손으로 헤쳐서 나뭇가지 같이 목질부가 있다면 모란이다. 들이나 산에서 식물을 잘 구분하는 방법은 집중해서 관찰하는 일이다. 같은 시기에 피는 꽃이라도 꽃과 잎이 비슷해서 보는 이로 하여금 혼돈하기도 한다. 관찰자 입장에서 작은 다름을 발견하고 기존의 알고 있던 것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눈여겨 봐야한다. 뿐만 아니라 꽃의 향기와 주변에 모여 있는 조류나 곤충류도 동시에 보면서 주변의 다양한 자연생태환경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형형색색 다양성과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전문적인 학술분야에서조차 무척이나 힘들고 버거운 일이다. 시편의 시인은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시여, 주는 우리를 위해 수많은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주께서 우리를 위해 생각하시고 계획하신 그 놀라운 일은 아무도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내가 그 모든 것을 말하려고 하지만 너무 많아 일일이 다 열거할 수가 없습니다.” (현대인의성경 시 40:5) 윤철종(이학박사·또오고싶은교회 담임목사)
  • 2023.05.25

    민들레 이야기
  • 민들레는 봄에 들판을 노란색으로 물들이는 야생화이다. 몇 잎 안 되는 잎사귀는 땅바닥에 바짝 붙이고 꽃대를 세우며 피어난다. 요즘은 도시의 보도블록 사이나 계단의 틈에도 피어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을 만큼 생명력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잔디밭이나 토끼풀이 군락을 이루어 다른 식물이 자랄 수 없는 배타적인 환경에서도 꽃대를 올려 꽃을 피우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까지 자신의 자손을 전파하려는 처절한 모습을 볼 때 감탄을 자아낸다. 이러한 능력이 자연생태계에서 민들레의 영토를 넓히는 일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민들레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강하게 자라서 번식하는 모습은 자손을 널리 전파하는 방법에서도 탁월하다. 꽃이 진 후에 작은 하얀 솜사탕 같은 모양을 한 많은 깃털이 달린 씨앗들이 떠날 채비를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작게 일렁이는 바람에도 씨앗은 모체에서 떨어져 공중으로 날아서 주변은 물론이고 먼 곳까지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흩어진다. 민들레는 토종 민들레로 드물게 하얀 꽃이 피는 민들레가 있고 대부분이 노란 꽃이어서 노란 꽃으로 인식하고 있다. 요즘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민들레는 외래종이다. 어린 잎사귀는 나물로 먹고 쌉싸래한 맛으로 식욕을 증진시키고 간염과 담관질환 등 소화기계에 효능이 있다. 호흡기계의 소염 기능과 함께 이뇨 및 항염 효과도 알려졌다. 다양한 영역에서 한약재로도 쓰인다. 모진 겨울을 견디고 살아나 밝은 꽃을 피우는 민들레의 삶처럼 우리와 친근감이 있다. 이에 관련된 이야기는 가족드라마 중에서 ‘민들레가족’, ‘하얀민들레’ 등이 있었고 이해인 시인의 ‘민들레의 영토’라는 시집과 어머니의 마음을 담은 카페 체인점으로 민들레영토(민토)가 알려져 있다. 한편 민들레 씨앗을 홀씨라고 불리게 된 경유는 1985년 당시 일부 강변가요제에서 ‘민들레 홀씨되어’가 장려상으로 입상하면서 항간에 ‘민들레 홀씨’라는 말이 익숙해졌고 1986년 드라마 ‘풀잎마다 이슬’의 주제곡에 삽입되면서 고착된 것 같다. 본래 ‘홀씨’라는 표현은 생물학적 학술용어로 보면 꽃을 피우지 않고 생식하는 고사리류, 이끼류 종류인 양치식물이 전파하는 방식으로 꽃을 피우지 않는 무성생식 방법으로 결실한 것을 포자(spore)라고 하는데 이를 우리말로 홀씨라고 한다. 그러나 민들레는 엄연히 꽃을 피워 암술과 수술이 있어 유성생식 하는 식물로 꽃씨를 홀씨라고 할 수 없다. 아마도 시인은 바람에 몸을 의지하고 모체로부터 홀연히 새로운 처소로 훌훌 떠나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렇게 표현했을 것이다. 여하튼 많은 사람에게 인정하고 불리는 민들레 홀씨라는 용어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진 후라서 교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때로는 유명한 드라마나 노래 가사로 혹은 시인의 아름다운 시로 전파되는 영향은 잘못 알려진 용어라도 생활 속에 정착하는 일들을 종종 보게 된다.
  • 2023.04.19

    양지 바른 곳에 피는 할미꽃
  • 벚꽃이 피기 시작하면 할미꽃이 피기 시작한다. 할머니꽃 이름에서 유래한 할미꽃은 ‘젊어서도 할미꽃은 늙어서도 할미꽃’으로 줄기가 마치 어깨가 굽고 허리등이 꼬부라진 모습이 골다공증(뼈엉성증)으로 고통받는 애잔한 모습은 문학작품이나 전래 동화에서 구전되어 왔다. 한자 이름으로도 노고초(老姑草) 혹은 백두옹(白頭翁)이라 부르는데 영락없이 모습이 의인화된 노인꽃이다. 할미꽃은 잎과 줄기, 꽃의 체표가 백색의 긴 털로 수북하게 덮인 모습이 하얗게 센 머리카락 같고 자기의 꽃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숙인 꽃대는 힘없이 아래로 향한 종모양의 통꽃이다. 식물분류를 보면 미나리아재비과의 독초로서 여러해살이풀로 국내 어디서에 물 빠짐이 좋은 건조한 산과 들에서 자란다. 그러므로 봄에 양지바른 곳에 위치한 무덤의 분봉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자연환경이나 영양상태가 좋으면 꽃줄기 높이가 약 30~40cm 높이까지 자라고 보통은 내부가 검붉은 꽃이다. 학명으로 보면 한국이 원산지(Pulsatilla koreana)이며 토종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지역에 따라 자생하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제주도에만 자생하는 가는잎할미꽃, 그리고 노랑할미꽃, 강원도 정선읍 동강근처에서 관찰되는 동강할미꽃, 북한에서 발견되는 산할미꽃, 분홍할미꽃 등이 있으며 요즘은 새로운 색상의 교배종도 화원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일반인들이 주의할 것은 봄에 나는 대부분의 연한 새순이나 뿌리는 식용나물로 먹는 경우가 많지만 할미꽃은 독성분이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옛날 재래식 화장실 변기에 할미꽃 뿌리를 캐서 던져 넣으면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속설이 전해질 만큼이나 살충 및 살균하는 독성이 있다. 장수하는 시대에 인류의 수명은 늘고 노인연령층의 비율은 높아지는데 할미꽃 군락지는 이제 구경하기 어려워졌다. 자연생태환경이 변한 이유이다. 산림이 울창해지고 숲속이 우거지면서 햇볕을 좋아하는 할미꽃의 생장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또한 장례문화가 바뀌어 매장하던 산소가 감소하고 크기가 작아지는 것과 선산의 산소들을 관리할 때 잔디 외에 다른 잡초가 자라지 않도록 많은 양의 제초제를 뿌리기 시작하면서 할미꽃의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사라졌다. 할미꽃은 자체가 유독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곤충이나 채식동물이 접근을 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그러므로 벌이나 나비의 도움을 받는 충매화(蟲媒花)가 아닐 뿐더러 씨앗의 개체수가 적어서 같은 시기에 꽃을 피우는 민들레와 같은 식물보다 자신의 종자를 널리 퍼트리기 어려운 여건이기도 하다. 자연생태계에서 생존에 우세(優勢)하려면 환경변화에 잘 적응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강한 생명력이 필요하다. 자신을 천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독성분으로 무장하기보다 꿀과 향기로 곤충을 부르고 다량의 종자를 퍼트리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 2023.04.02

    사계절 달달한 맛, 꿀 이야기
  • 오랜 세월 인류는 야생에서 발견한 토종벌집에서 꿀을 채취하였으나 근대에 들어와서 개량된 양봉기술을 통해 원하는 꿀을 많이 얻게 되었다. 요즘은 국내 양봉업계에 외국 꿀벌종류가 많이 소개되고 있으며 이들을 통해 화분과 로얄젤리, 프로폴리스 등을 얻는다. 이렇듯 꿀벌처럼 인류에게 큰 유익한 곤충도 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고유종으로 산과 들에 핀 야생화에 체형이 맞게 적응한 토종벌이 있다(사진). 토종벌꿀은 연중 한 장소에 고정된 벌집으로 늦은 가을에 한번만 꿀을 채취한다. 그러므로 계절변화에 따라 숲속에서 피는 다양한 야생화 꿀이 장기간 모아져 숙성된 특유의 꿀을 맛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 꿀은 수입된 서양종의 꿀벌로 특정한 꽃이 피는 장소나 시기에 따라서 자리를 옮겨가면서 연중 여러 번 꿀을 채취하는 이동식 양봉 꿀이다. 서양벌 양봉에서도 다양한 야생화에서 모은 잡화꿀이 있으나 특정 나무이름이 붙은 아카시아꿀이나 밤꽃꿀 혹은 유채꽃꿀처럼 시판되는 대부분의 꿀은 서양벌이 수고한 것이다. 세상에서 공짜는 없는 듯하다. 꽃은 향긋한 냄새를 풍기고 아름다운 꽃잎을 통해 후각과 시각이 잘 발달한 꿀벌을 자신의 꿀샘으로 안내한다. 대신 꿀벌은 풍성한 결실이 되도록 꽃가루를 암술에 전달해 주는 충매(蟲媒)로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러므로 꿀벌은 꽃에게 보상하는 치밀한 상생관계이다. 꿀벌은 꽃에서 달달한 꿀을 모으는데 타고난 몸이다. 특수한 신체구조와 함께 날개 짓을 하며 꿀이 있는 꽃을 부지런히 찾아 날아다닌다. 흡입한 꿀을 침샘에 담아서 날라다 모으는 천부적 재능이 놀랍다. 어린 유충과 비축해 놓은 꿀을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도 아끼지 않고 침입하는 적에게는 강한 통증을 일으키는 벌침으로 공격한다. 꿀벌은 기후변화에 예민하고 환경변화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어떤 이유이든지 꿀벌의 개체수가 감소하거나 없어진다면 농작물의 작황뿐만 아니라 자연생태계의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근래 2009년부터 시작된 바이러스질환으로 낭충봉아부패병은 2년 동안 국내 토종벌의 75%가 사라졌다. 서양벌은 부저병에 매우 취약해서 과거 유럽과 미국에서 크게 유행해서 큰 피해를 주었고 지금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양봉을 하는 사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뿐 아니라 당시 전염성 질환으로 꿀벌의 개체수가 현격히 줄어들었을 때 농작물과 식생(植生)에도 큰 감소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도 시편107편 말씀을 묵상해 본다. "밭에 파종하며 포도원을 재배하여 풍성한 소출을 거두게 하시며 또 복을 주사 그들이 크게 번성하게 하시고 그의 가축이 감소하지 아니하게 하실지라도 다시 압박과 재난과 우환을 통하여 그들의 수를 줄이시며 낮추시는도다"(37~39) 윤철종(이학박사·또오고싶은교회 담임목사)
  • 2023.03.05

    입에 쓰지만 몸에 좋은 씀바귀나물
  • 씀바귀는 우리나라에서 쓴 나물을 대표하는 식물(bitter plant)로서 매운 맛을 내는 채소류와 함께 고초(苦草)로 분류된다. 논과 밭둑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씀바귀는 잎과 뿌리와 함께 전체가 쓴 맛을 내며 노란색 꽃과 흰색 꽃이 피고 씨앗은 바람을 타고 퍼진다(사진). 국내에서는 선씀바귀, 노랑선씀바귀, 산씀바귀, 좀씀바귀 등 약 10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관찰된다. 봄에 나오는 연한 씀바귀나물은 입맛을 돋울 뿐 아니라 우리 몸에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다양한 약리적 성분과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쓴맛을 내는 이눌린 성분은 천연 인슐린으로 혈당을 조절한다고 알려져있다. 씀바귀는 우리 몸에 좋은 성분이 많아 약용식물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쓴 맛을 내는 채소나 나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는 말처럼 우리 몸에 이로운 음식이나 약재 중에는 입에 쓰거나 불쾌한 향이 나는 것들이 많다. 인생에서 ‘쓴 맛을 봤다’ 혹은 ‘쓴 잔을 마셨다’는 것은 고통과 실패를 상징하는 은유적인 표현이다. 과거 유대민족은 전통적으로 유월절에 쓴 나물을 먹으며 애굽 땅에서 오랜 세월 고통 받던 생활을 기억하고 자신의 삶을 겸손히 돌아봤다. 유월절은 가족들과 쓴 나물과 함께 무교병과 양고기를 먹으면서 지난 날 고통과 억압에서 해방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하나님께서 지난 세월 어렵고 고통스러웠던 시절을 잊지 않도록 먹으라고 모세를 통하여 말씀하셨다(출12:8, 민9:11). 여기서 쓴 나물은 종류와 관계없이 쓴 맛을 내는 식물이면 된다. 현재의 자유와 기쁨을 누리고 잘 사는 사람이라도 과거에 피할 수 없었던 고통의 세월을 보내고 견뎌내야 했던 때가 있었다. 이 때 쓴 나물을 먹는 유대인의 풍습은 과거의 고난 받을 때를 잊지 말고 항상 깨어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을 생활에 적용하며 바르게 살라는 교훈을 남겨준다. 우리 속담에도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생각하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형편이 전보다 나아졌다고 해서 지난 날 자신의 미천하고 보잘 것 없던 때를 기억하지 못하면 안되니 매사에 겸손히 행하라는 의미이다. 오늘도 주위를 살펴 가난하거나 병든 이웃과 사정이 어려운 국내외 이웃을 생각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돌봄을 실천하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의 사정을 아느니라”(출23:9) 윤철종(이학박사·또오고싶은교회 담임목사)
  • 2023.03.05

  • 순복음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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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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