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섭 교수의 중독과 재활치료
부모가 먼저 변해야 자녀 중독문제 해결된다
  •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여학생을 위한 캠프가 매년 8월 초 여성가족부에 지원을 받아 운영된다. 캠프 첫날, 입 소식을 다 마치고 학생들이 각자 방으로 자러가는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니 저녁 12시가 넘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지금 학생들끼리 싸우고 난리가 났다는 것이다. 어떤 학생은 벽에다 머리를 찧고 죽겠다고 한다고 했다. 바로 차를 몰고 캠프장으로 향했다. 벌써 세 번째를 맞이하는 이 캠프는 여름 방학이 시작되면 스마트폰을 과다하게 사용하고 있는 중·고 여학생 25명을 대상으로 11박 12일 동안 진행한다. 이때 부모님도 의무적으로 3일 동안 참여해야 한다. 자녀들이 하루만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도 참 불편한 마음이라는 부모들이지만, 이들은 자녀들의 노는 것을 위해 자신의 휴가도 반납하고 캠프에 참여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필자가 굳이 사연을 소개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시리라 믿는다. 캠프 첫날, 부모님과 함께 오는 여학생들은 마치 소가 도살장에 끌려오는 듯한 표정이다. 묻는 말에 거의 대답하지 않거나 매우 신경질적으로 답한다. 어떻게든 호시탐탐 집으로 돌아갈 생각만 하고 있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끼고 살았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상황에 대한 반응은 상상 이상이다. 특히 캠프를 시작하고 2∼3일 정도지나면 금단증상이 생겨 더 힘들어진다. 이런 학생들을 데리고 12일 동안 함께 지내야 한다는 건 전쟁을 방불케 한다. 그래서 필자는 캠프를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 캠프를 진행하기 위해 여러 조로 팀을 구성한 후 직함을 부여했다. 이때 학생들이 요구한 조장의 명칭은 ‘대장’이었고, 그 역할 위해 무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졸지에 필자와 직원들은 졸병이 된 것이다. 무조건 학생들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든 학생들은 적어도 3일 동안 대장이 된다. 그 결과가 어떠했을 것 같은가? 일단 한명 외에 낙오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무전기를 들고 대장노릇을 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너무 의젓하고 멋있었다.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 훨씬 더 맡은바 역할을 잘 수행했다. 이 학생들은 11박 12일의 시간을 너무 행복하게 잘 지냈다. 헤어지는 날 눈물바다를 이루었고 매달 한번씩 모이는 모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참석하고 있다. 물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줄어든 것은 당연하다. 그럼 부모님들은 무엇을 했는가? 캠프에 참여하는 동안 부모교육을 받았다. 어찌 보면 참으로 억울할 수 도 있다. 나름대로 딸을 키우면서 최선을 다한다고 했는데 이지경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부모가 변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했다. 지금의 양육 형태를 바꾸고 자녀를 존중하도록 했다. 부부관계가 좋아야 하는 이유도 알게 했다. 그리고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도록 했다. 이 캠프에 오게 되는 경우,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딸이 지나치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야단과 구타 등으로 관계가 매우 나빠져 있는 상태다. 그 이유가 어떻든 딸에게 상처가 될 말이나 행위가 있었다면 용서를 구하도록 했다. 엄마가 딸 손을 잡고 어떤 아빠는 무릎을 꿇고서 마음에 상처를 준 것에 대하여 용서를 빌었다. 이때 엄마도 아빠도 딸도 서로를 꼬옥 끌어안고서 서로 잘못했다며 눈물바다를 이룬다. 부모가 먼저 변하여 용서를 구하니 자녀와의 관계는 회복되었다.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도 생겨난 것이다. 부모님들도 아이들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모임에 참석한다. 무엇보다도 딸과 관계가 회복되어 지내는 것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묻는다. 어떻게 해야 스마트폰을 하지 않느냐고… 그런데 이 스마트폰은 술이나 담배, 도박처럼 무조건 ‘하지 마라’고 할 수가 없다. 본인의 사용의지를 떠나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고 순기능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게임 등의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일단 너무 야단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자녀는 내 소유물이 아니라 내 배를 빌어 태어난 귀한 손님이라고 생각하자. 요즈음 자녀들은 우리가 살았던 세상보다 훨씬 힘든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너무 힘들다. 그러니 부모라도 아이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보듬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한한 사랑을 주어라. 아이들은 사랑에 굶주리며 그 사랑을 찾아 너무 많은 시간을 헤매며 고통하고 있다. 자녀들이 주체가 되어 주도적인 삶을 살도록 허락해 보자. 요즈음 자녀들은 부모님이 세운 계획에 그저 끌려다니며 수동적으로 살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사는 게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아이들을 즐겁고 신나게 하자.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자. 부모가 먼저 변하면 우리 아이들이 변한다. 조현섭 교수(총신대 교수·강서 아이윌센터장·한국중독심리학회장)
  • 2016.12.23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인터넷과 게임 중독의 피해와 대책
  • 중독의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 주어야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센터에는 매일같이 인터넷과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들이 방문한다. 이 아이들과 상담을 해보면 공통점이 있다. 한결같이 자신이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한다는 것이다. ‘친구는 더 한다’ ‘방가후 시간에만 게임을 하기 때문에 중독은 아니다’라는 등 항변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중독과 관련해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 아침부터 하루 온 종일 게임이나 인터넷을 해야 중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간이 절대적이진 않다. 학교에 있어도 학원에 있어도 호시탐탐 기회가 되면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고 싶다, 예전보다 게임 시간이 점점 증가하고(내성), 게임을 하지 않으면 주의집중이 잘 안되고 짜증을 내게 되고 충동적으로 폭언이나 폭행을 저지르게 된다(금단증상)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이미 중독된 것이다. 성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청소년이 인터넷이나 게임을 많이 하는 경우, 신체, 행동, 정서 및 인지적으로 많은 피해와 부작용이 따른다.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다보면 자세가 구부정한 모습으로 목을 길게 빼내어 목이 거북이 모양처럼 된다. 그자세가 굳어지면 척추가 휘어져서 생기는 척추측만증도 생긴다. 또 장시간 동일한 자세로 앉아있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잘 안되어 다리에 혈전이 생기기도 한다. 손이 마비되거나 찌르는 듯한 통증도 나타나고, 화끈거리고 손을 쥐는 힘이 약해지는 손목터널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외에도 안구건조증 이 생기거나 머리가 멍해지기도 하는 만성 피로증후군이 생기기도 한다. 정서적인 피해와 부작용은 우울하고 불안해하며 예민해지고 짜증이 많아지며 분노와 공격성을 갖게 된다.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을 구분하지 못하여 혼동하고 매우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 비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또한 밤새워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기 때문에 수면이 항상 부족해 지각이나 결석을 자주하게 되고 성적도 떨어진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 학교생활도 힘들어한다. 그리고 ‘존나, 붕신, 얼빵, 시망, 얼굴빻디, 담탱이가 ○○이야’ 등 축약된 언어나 은어 등 파괴된 언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남자들은 원래 표정을 짓거나 타인의 표정을 읽는 것이 여자들 보다 떨어지는 편인데, 인터넷이나 게임에 몰두하는 남자 청소년들은 타인의 감정을 더욱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이는 청소년들이 주로 카카오톡, 팬픽, 게임 등 화면을 보며 친구들과 놀기 때문에 친구의 표정을 볼 기회가 점점 줄면서 비언어적 의사소통 능력이 저하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방의 무표정이나 슬픈 표정을 부정적인 표현으로 오해해서 자신을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부정적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인지적인 피해는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에 지능, 이해력, 판단력, 학습능력 및 문제해결능력이 저하될 뿐만 아니라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 공감하는 능력과 결과를 예측해서 목표와 일치하게 행동하는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자녀들이 인터넷이나 게임을 즐겨하는 경우, 컴퓨터는 되도록 거실에서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자세는 어깨를 펴고 고개를 꼿꼿이 편 상태에서 하도록 해야 하며 20∼30분에 한 번씩 목을 스트레칭과 안구운동을 하도록 해야 하고 한자리에 너무 오래앉아 있지 않고 간단한 운동이라도 하도록 해야 한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는 식사 시간에라도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독서를 권장하거나 관심 있는 분야를 체험하게 하는 등 새로운 것을 경험하도록 하며 유산소 운동을 자주 하도록 하는 것들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녀가 인터넷이나 게임에 중독이 되는 원인을 찾아내서 해결해주는 것이 더 근본적인 대처방법이다. 대부분 인터넷이나 게임이 재미있기 때문에 자녀들이 더 집착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재미를 대치해 줄 수 있는 대안 활동이나 부모와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우울한 경우, ADHD가 있는 경우, 자존감이 낮은 경우, 충동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에 자녀들이 더 인터넷이나 게임에 집착하므로 자녀들에게 이러한 문제가 있는지를 평가해 치료를 받게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를 한명의 인격체로 존중하며 그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따뜻하게 공감해주는 것이다. 자녀를 구타하거나 인격적으로 모독을 주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자녀의 인터넷, 게임중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가 변화가 필요하다. 조현섭(총신대 교수·강서 아이윌센터장·한국중독심리학회장)
  • 2016.11.27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성인 중독 못지 않은 청소년 중독의 심각성과 실태
  • 중독의 끝이 얼마나 비참하고 무서운지를 지난 호에서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더 놀랍고 암울한 소식은 중독자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터넷, 게임 및 스마트폰의 중독자수는 우리나라가 최고의 IT 국가라는 위상에 걸맞게 매년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인터넷 중독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NIA, 2014)를 보면, 중독위험군은 청소년이 12.5%, 성인이 5.7%, 유아동이 5.6%로 청소년 중독위험군이 성인보다 약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더 놀라운 것은 미취학 아동의 경우가 5.6%나 된다는 사실이다. 필자는 2013년부터 총신대학교에서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청소년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강서 I Will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6개(강서, 보라매, 서대문, 광진, 창동, 강북) 아이윌센터를 지원하여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터넷, 게임 및 스마트폰 중독문제를 예방하고 치료해주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각 센터들은 초, 중, 고등학교를 방문하여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과다하게 사용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상담을 진행하는 등 서울시에 거주하는 학생들의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필자가 3년 전 강서에 아이윌센터를 개소하여 운영할 당시만 하더라도 청소년들이 인터넷이나 게임을 많이 하여 성적이 떨어지거나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하거나 가족, 선생님 및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못하여 내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게임을 그만하라는 부모님을 구타하여 경찰서에 오는 경우부터 인터넷에서 불법도박을 하여 1억 2000만원까지 돈을 잃고 오는 등 도저히 청소년들이 한 행위로 보기에는 믿기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 중에는 학교를 자퇴하고 집에만 틀어박혀 게임만 일삼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은 눈뜨는 순간부터 잘 때까지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어떤 아이는 여러 개의 컴퓨터를 사용해서 게임을 하기도 한다. 그들은 밥 먹을 시간도 아까워 식구들과 식사도 함께하지 않고 패스트푸드를 시켜 혼자서 먹기 일쑤이고 밤새는 일도 허다하다. 또한 방에만 틀어박혀 게임만 하고 활동량이 절대 부족하니 감당 못할 정도로 살이 찔 뿐만 아니라 방엔 먹다 남은 음식과 쓰레기로 가득 차 있는 경우도 보게 된다. 그리고 인터넷이나 게임을 하지 말라고 야단치다가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이제 낯선 일이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청소년의 중독문제는 어른들의 중독 상태에서 보이는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단 청소년의 경우, 가정에서 늦잠을 자서 학교에 지각을 한다거나 학교에 결석하는 일이 잦아지고 이전보다 공부를 하지 않거나 말수가 줄어들고 가족들과 어울려 지내기를 꺼리는 경우, 그리고 거짓말이 늘어나는 경우, PC방을 가기 위해 돈을 훔치기도 하는 경우, 그리고 인터넷사용이나 게임을 줄이도록 했을 때 이전과 다르게 안절부절하고 예민해지면서 크게 화를 내고 달려드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 문제가 생긴 것으로 자각해도 된다. 또한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 내내 졸거나 엎드려 자는 경우, 눈이 충혈되어 있는 경우, 또 공부에도 관심이 없고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지 않는 경우에는 인터넷이나 게임을 과도하게 하고 있지 않나 의심을 해도 된다. 만약 여러분의 자녀나 주변에 이러한 학생이 있는 경우, 일단 가족들이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아이윌센터 등 인터넷, 게임관련 전문적인 상담센터에 의뢰하는 것이 좋다. 서울시의 경우, 대표전화번호 1899-1822로 본인이 살고 있는 거주지를 이야기하면 가까운 상담센터를 소개받을 수 있다. 만약 서울권이 아닌 경우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보건소에 문의하면 된다. 그 어떤 중독의 문제도 본인이나 가족들만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없다. 아이문제라고 쉽게 생각하고 적당한 충고나 구타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큰 오산이다.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해결책은 부모님의 생각과 태도 변화이다. 이러한 이유로 자녀를 성경적으로 잘 양육하는 방식 등과 관련한 부모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교회는 이러한 부분에 대하여 많은 책임과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부모교육을 진행하면 좋겠다. 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강서 아이윌센터장)
  • 2016.10.23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도박중독의 끝
  • 필자가 전문직공무원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어느 추운 겨울 날, 강원랜드 인근의 노숙자들로부터 ‘너무 춥고 배가 고파서 국가에서 도움을 주지 않으면 모두 얼어죽거나 자살할 수 밖에 없다’는 민원을 받았다. 만약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있으면 강원랜드에서 집으로 돌아갈 차비 등을 지급하고 있기에 얼마든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데, 가지 않고 죽는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일종의 협박으로 들리기도 했다. 참 당황스럽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무원이 민원을 받은 이상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강원랜드 인근지역을 자주 방문해야 했다. 그해는 유독 눈도 많이 내리고 추워서 매주 강원도 태백으로 가는 길은 참 고생스러웠다. 일단 그분들이 중독자이건 아니건 간에 생사가 걸린 일이라서 난방과 먹을 것을 위하여 연탄과 기름, 김치 및 라면 등을 제공하고 인근 종교시설에 위탁하여 하루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당시 필자는 가가호호 방문하여 그 분들이 살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가 있었는데, 도박의 끝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여느 노숙자들의 생활과 전혀 다름없는 그들은 이전에는 중소기업 사장이었고 한때는 그 지역에서 잘나가는 유지였다. 도박을 하게 된 이유도 너무나 평범했다. 처음 도박할 때는 본인이 그 짧은 시간에 모든 돈을 잃고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노숙자로 전락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한 노숙생활이 익숙하고 편할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강원랜드 광장의 불빛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이야기하는 그들을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비록 지금 가진 돈과 직장, 가족을 모두 잃어 버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허름하고 비좁은 방에 겨우 등만 붙일 공간에서 매우 불편한 생활하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도박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을 보면서 다시 한번 더 충격을 받았다. 이런 분들이 시민단체에서는 2000명 이상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원래 태백, 고한 및 사북에 살던 지역주민들이 그 지역에서 살지 못하고 오히려 인근으로 쫓겨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강원랜드로 들어가는 초입에 지금은 도시에서 보기 힘든 전당포가 널려있다. 또 그 전당포 주변에는 먼지가 뿌옇게 쌓인 자동차들이 즐비하게 세워져 있다. 마치 폐허가 된 거리를 한편의 영화로 보는 듯한 착각을 갖게도 한다. 강원랜드 인근의 찜질방, 모텔들은 도박중독자들의 전유물이 되었고 강원랜드 카지노가 문 여는 새벽시간에는 서울 어느 동네 어귀에 일거리를 얻기 위해 줄서 있는 광경처럼, 노숙자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이는 본인들이 도박을 하기보다는 카지노 입장표를 구입하여 나중에 입장이 안되는 분들에게 팔기위한 수단으로 새벽부터 나와 표를 사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에서는 어떻게든 카지노를 유치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도박중독자가 되는 건 카지노 가까이 살고 있는 그 지역주민들이다. 결국 그 지역주민들부터 망할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계속 카지노를 유치하려고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심각하게 검토해 보아야 한다. 필자는 이 글을 쓰는 동안 학생들이 등교 길에 높은 교각에 목메고 매달려 있던 사람을 보고서 단체로 입원했던 사건, 술에 잔뜩 취해 괴성을 지르며 거리를 배회하던 분, 매춘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던 어느 여인, 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다시 도박하러 가는 희망으로 살고 있다는 젊은 청년의 얼굴 등이 스치고 지나간다. 도대체 이들이 왜 이리 되었는가? 도박중독의 끝은 과연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이미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도박중독으로 인한 폐해와 부작용의 총량을 넘어섰다. 따라서 더 이상 카지노 등 도박장이 증가해서는 안된다. 뿐만 아니라 이미 있는 도박장들에 대한 감시와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불법도박은 더 할 나위 없다. 더 이상 멀쩡한 사람들이 노숙자가 되고 자살을 하는 상황을 눈 뜨고 보아서는 안된다. 특히 우리 종교인들은 중독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위에서 기술한 일련의 행위들은 모두 다 성경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강서아이윌센터장)
  • 2016.09.25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중독자에게는 냉정한 사랑이 필요하다
  • 어느 정도 사회적인 지위를 갖고 계시다 정년퇴직하신 분을 소개 받았다. 30대 중반의 아들이 도박자금을 갚아달라고 계속 떼를 쓰는데 어떡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계신 분이었다. 이 분은 이미 여러 차례 2000만원, 5000만원, 1억원을 갚아준 상태였다. 처음에는 한번만 갚아주면 다시는 안하겠다는 각서를 쓴 후 갚아주었다고 했다. 처음 돈을 갚아주니 한 3개월 동안은 집에도 일찍 오고 도박을 안 하는 것처럼 보여 안심이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처음보다 훨씬 큰 액수의 빚을 갚아줄 것을 요구하여 이번에는 아들에게 빌려주는 형식으로 돈을 갚아주었다 했다. 그래서 매달 얼마간의 돈을 아들로부터 받았다. 이 정도 되면 당연 도박을 안 할 줄 믿었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분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돈을 요구하며 이 돈을 갚지 못하면 직장에서 잘린다고 매일같이 조르고 죽겠다고 협박하여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갚아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몇 달이 채 지나기도 전에 최근에 직장도 그만두고 도박만 하는 아들을 붙잡아 강제로 집에 데리고 왔는데 이번에는 액수도 이야기하지 않으며 무조건 ‘집문서를 내놓아라, 퇴직금을 달라’ 떼쓰며 난리를 치니 집이라도 팔아서 갚아주는 것이 맞는지를 물었다. 대답은 No이다. 절대 안된다. 그럼 어떡해야 하나? 본인이 저지른 행동에 대하여 철저하게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만약 빚을 못 갚아 결국에는 교도소에 가야 할 상황이 된다하더라도 갚아주면 안 된다. 이러한 태도를 냉정한 사랑이라고 한다. 이렇게 냉정하게 대처해야만 도박을 끊을 수 있다. 필자는 액수는 상이하지만 이러한 고민으로 센터를 찾는 분들을 수없이 많이 만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갚아주거나 원하는 것을 해주면 도박을 끊을 것으로 착각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일은 없다. 대부분 그 이전 보다 큰 액수를 잃고서 다시 갚아주기를 요구하는 행동이 반복될 뿐이다. 그래서 온가족이 망한다. 가족들뿐만이 아니다. 친척과 지인들에게 까지 돈을 빌려서 주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끼친다. 따라서 가족 중에 도박자가 있으면 숨기지 말고 되도록 빨리 친척이나 지인들에게 도박하고 있는 사실을 알려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일단 가족 중에 또는 가까운 지인 중에 도박을 하고 있는 자를 발견하면 혼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1366번으로 전화를 해서 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도박중독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결해야 한다. 이때 가장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는 부분은 도박자의 채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보통 사채를 쓰는 경우에 높은 이자가 문제가 될 수 있는데, 현재 법적으로 등록업체는 연 39%, 미등록 대부업자는 연 30%를 받도록 정해져 있다. 또한 사채업자가 사례금, 수수료, 공제금, 연체이자, 체당금 등 각종 명목으로 이자보다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모두 불법이다. 따라서 사채업자가 법적인 범위를 벗어난 비용까지 요구하거나 협박을 하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형사고소하면 된다. 또한 도박자가 몰래 무단으로 가족명의의 대출을 받거나 보증을 선 경우, 약속어음을 발행하면서 배서인 란에 가족의 이름을 적은 경우, 원칙적으로 가족은 돈을 갚을 책임이 없다. 대신 도박자는 사문서위조, 사기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고 민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가족들에게 그 책임이 돌아갈 수도 있으므로 혹시 명의가 무단으로 도용된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채권자에게 내용 증명을 보내 ‘위조서류이므로 나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사표시를 해야 한다. 그리고 도박자가 나 몰래 내 신용카드를 사용한다 해도 보상받기가 어려우므로 잘 간수해야 하고 만약, 사채업자로부터 도를 넘어선 협박을 받게 될 경우에는 불법추심에 해당하므로 신고하면 보호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도박자들은 채무를 갖게 되는데, 이 채무를 갚지 못해 불안해하고 매우 고통스러워 한다. 어떤 사람은 자살을 생각하기도 하고 빚을 갚기 위해 다시 도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정당한 방법이 아니다. 돈을 갚기 위해 조바심을 내지 말고 오히려 도박중독자로부터 회복하기 위한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으면서 나에게 맞게 채무를 갚아나가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외에도 자주 가족의 재정상태를 확인하고 되도록이면 현금화 할 수 있는 재산이나 가족 자산을 각자 분리하여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도박자에게 생계비를 감당하도록 하는 등 도박자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냉정한 사랑을 해야 한다. 이러한 냉정한 태도만이 도박자로 하여금 도박을 끊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강서아이윌센터장)
  • 2016.08.28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유명인까지 끊이지 않는 도박중독 사건 왜일까?
  • 요즈음 하루가 멀다 하고 유명인들의 도박사건으로 시끄럽다. 특히 최근에 유명 프로야구 선수들이 불법도박도 모자라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하는데 돈을 대준 혐의를 받고 수사를 받고 있는 이도 있다.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전에도 유명 연예인들을 포함하여 유명 기업체 대표들의 도박사건 등도 심심찮게 거론되었었다. 필자는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를 운영하면서 많은 중독자들을 만났다. 그들은 자신들이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기 때문에 절대로 자신들을 믿으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했다. 도박자금을 구하기 위하여 자식 노트북을 팔고 친구에게 부모님이 응급실에 입원했으니 급하게 돈을 보내달라고 하는 정도의 행위는 애교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부채를 갖게 되고 월급에 차압이 붙고 더 심한 경우에는 집을 날리고 직장 공금을 횡령하여 범법자가 되어 교도소로 가는 경우도 보았다. 유난히 기억에 남는 분이 계신다. 중년의 점잖은 여성분이었는데 남편이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계셔서 경제적으로는 윤택한 편이었다. 그런데 아주 근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오셔서 자신이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못한 일이 자신의 아들이 도박중독자인걸 알고서 결혼을 시킨 일이라 했다. 본인은 아들이 결혼을 하면 도박을 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나서도 계속 도박을 하고 있고 가정을 전혀 돌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며느리 몰래 도박 빚을 갚아주었는데, 이젠 그 액수가 점차 커져서 한 번에 몇 억씩을 잃고 오기도 하여 도저히 갚아줄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그런데 아들은 이 돈을 갚아주지 않으면 가족들을 데리고 함께 자살하겠다고 협박을 한다고 했다. 아들이야 원래부터 도박중독자였으니 그 책임을 져야겠지만 그 사실을 모르고 결혼한 며느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리시던 모습이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도박! 원래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도박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에서 일부 법적으로 허용한 도박이 있는데, 이것이 사행산업이다. 사행산업은 우연에 의하여 이용자에게 재산상의 이익과 손실을 주는 행위를 하는 산업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행산업에는 7가지 종목, 즉 카지노업, 경마, 경륜,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 및 소싸움 경기가 있다. 물론 거의 전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허용한 사행산업이 있다. 그런데 그 종류가 우리나라가 다른나라에 비하여 많다는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도박으로 인한 최근 도박중독유병률이 5.4%(’14)로 다른 나라 유병률 2%전후에 비하여 2배 이상 높고, 도박으로 인한 매출도 매년 증가해서 최근에 약 20조원(’14)에 달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당연 도박으로 인한 폐해와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 특히 불법도박이 성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몇 년전 불법도박으로 번 돈을 마늘밭에 숨겨 놓았던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이 사건 뿐만 아니라 최근에도 불법도박장을 개설하고 큰 돈을 벌다가 검거된 일당이 뉴스에 소개된 적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불법도박자금으로 유통되는 금액이 대략 70억에서 100억 정도 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특히 불법도박은 배당액이 사행산업보다 많아서 더 인기가 많은 편이다. 필자는 현재는 인터넷, 게임, 스마트 폰 관련 중독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전에 알코올, 도박센터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 그래서 간혹 일부 혹자는 필자에게 중독 중에서 어느 중독이 가장 무서운지에 대하여 묻는 경우가 있는데, 필자의 경험으로는 단연 도박인 것 같다. 돈을 잃는 부분에서 다른 중독과 비교되지 않을 만큼 그 액수가 크기 때문이다. 보통 도박중독자들 사이에서 돈을 잃었다고 하면 30억쯤을 이야기 한다. 도박중독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가족이다. 그동안 남편이, 아들이 도박하는 줄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집에 차압이 붙거나 채무업자가 나타나거나 회사에서 잘리거나 하는 경우에 알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더 놀라게 된다.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무방비 상태에서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그런데도 끊지 못하고 계속 도박을 한다. 필자가 만났던 도박중독자 부인 가운데는 저녁시간만 되면 불안해 참지 못하고 남편이 어디에서 도박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저녁 자정이 될 때까지 온 서울 시내를 걸어다니는 분이 있었다. 그들의 생활은 거의 지옥에 가깝다. 앞서 예로든 인기연예인이나 선수들이 인터넷 불법도박에 더 빠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서도 마땅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이다. 따라서 이러한 특수성을 고려하여 이들이 좀 더 자신의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주어야 한다. 특히 우리 교회에서도 이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불법을 행하는 시간 대신 하나님과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교회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에 대하여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혹시 주변에 도박문제가 있는 경우,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1366으로 전화하면 된다. 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심리학 박사)
  • 2016.07.24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중독은 가족 병·가족문제 일으키는 주범이다
  • 상담을 하다보면 다양한 사연들을 접하게 된다. 당연 상담자는 중립적이어야 하고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지만 가끔은 참 가슴 아프고 그 사연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이 사연도 그러한 경우 중의 하나이다. 아버지가 술을 많이 마셨고 매일 같이 어머니와 자녀들을 구타했다. 아들은 참다못해 집을 나갔고 노동과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살게 되었다. 집을 나간 지 1년 정도는 어머니가 아들을 만났지만, 아들은 만날 때마다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있는 어머니를 보고 싶지 않아 거취를 알려주지 않고 잠적해 버렸다. 그래서 여러 해를 만나지 못하고 각자 생활했다. 그러던 중 아들의 친구로부터 아들이 이상하다는 연락을 받고 아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아들은 이미 심한 알코올중독에 조현병까지 앓고 있었다고 한다. 이 아들을 집으로 데리고 오니 아버지가 다시 구타하기 시작해 아들을 데리고 나왔다고 한다. 물론 이 어머니도 심신이 약해져 심각한 우울증 상태에 있었다. 이러한 악조건 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집을 나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어디 이 분뿐이랴! 위의 사례는 아들이 워낙 심각한 상태여서 배우자인 어머니에 대한 설명이 빠졌지만, 내가 만난 알코올중독자 가족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우울증은 기본이고 불안하고 짜증이 많으며 예민할 뿐만 아니라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져 있고 남편과 세상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가득 차 있으며 매사를 비관적이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많았다. 그리고 대인관계를 회피하고 혼자서 지내는 경우가 많고 가족들끼리도 집안에서 대화를 거의 하지 않고 각자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화병으로 항상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 되며 머리가 자주 아프고 온몸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는 호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는 자신도 도대체 그놈의 술이 대체 얼마나 좋은 것이 길래 남편이 그리 마셔대나 하며 본인이 마시기 시작하다가 어처구니없게도 본인이 알코올중독자가 된 경우가 있다. 또한 자녀도 건강한 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출을 하거나 인터넷, 게임에 중독되어 있거나 폭력 등 각종 문제를 일으키는 청소년 중에는 중독자 가족의 자녀인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이들은 자신은 부모같이 살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지 않고 미리 포기하고 방황하는 경우도 많다. 또 어떤 자녀의 경우에는 이 혼란스러운 가정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눈치만 발달하는 경우도 있고, 어린나이에 가장의 역할을 담당해야 해서 그 젊은 시절을 발달단계에 맞게 성장하지 못하고 성인처럼 살게 되어 성인아이라 불리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알코올 중독자 배우자나 가족들은 중독자로 하여금 많은 상처를 받고 고통스럽게 살고 있으며 그 결과 신체적인 질병뿐만 아니라 각종 정신과적인 증상을 가지게 되는 등 온 가족이 병들어 있고 많은 문제가 있다. 즉, 중독은 온가족을 병들게 하고 각종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단 가족들은 자신의 건강이나 삶을 먼저 돌보아야 한다. 알코올중독자의 행동에 대하여 일일이 신경쓰지 말고 반응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자녀들에게 더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 또한, 가족들이 현재 어떠한 상황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자신의 삶에 대해 계획하고 실행해야 한다. 집안에만 있기 보다는 밖으로 나아가 많은 사람들과 친교하고 취미생활을 하며 지내야 한다. 교회를 나가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만약, 도움이 필요하면 나 자신도 적극적으로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야 한다. 알코올중독자를 본인 혼자서 치료하거나 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알코올중독 문제가 있어 보이면 곧바로 알코올중독 전문상담가나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한번 중독이 되면 치유되기가 힘들고 중독자 본인의 의지만으로도 술을 끊을 수 없다. 일단, 인터넷에 국가에서 위탁하여 운영하는 알코올중독전문상담센터인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를 검색하면 된다. 만약 이 기관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가까운 보건소에 들러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 국가 기관에서는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다. 또한 알코올중독상태가 심각한 경우에는 알코올중독자만을 치료해주는 알코올전문병원이 있으니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받게 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가족들의 경우에는 가족들만의 자조모임이 있다. 자녀들만 모이는 자조모임이 있다. 이러한 모임에 대하여 알고 싶으면 앞서 소개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에 문의하면 된다. 이 자조모임에 나가면 모두 알코올중독문제로 고통 받는 분들이니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집안에 중독자가 있는 경우 온 가족이 병들어 있고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가족들도 전문적인 상담과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기억하고 본인들의 치유에도 많은 관심을 갖기 바란다. 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강서아이윌센터장)
  • 2016.06.26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중독되는 이유가 있다.
  • 40대 중반의 남자가 부인과 함께 상담을 받으러왔다. 부인은 남편이 매일 술을 마시고 가족들에게 행패를 일삼기 때문에 도저히 함께 살수가 없다고 했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이혼하기 전에 상담이라도 받아보고 싶은 마음에 왔다고 했다. 그런데 남편은 웬걸? 자신이 술을 마시는 건 전적으로 아내 탓이라 했다. 아내가 자신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을 무시하고 아내와 자신은 맞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둥 전적으로 아내 때문에 화가 나서 술을 마신다고 하면서 아내만 자신에게 잘하면 자신이 술 마실 이유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아내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까? 이 분 주장대로라면 누구든 부인과 문제가 있으면 술을 마셔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술을 마시지 않고 해결한다. 즉, 우리가 화가 났을 때 화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데 술을 마시고 풀기로 한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선택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술 마시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특징이 있다. 먼저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나고 우울하고 불안하면 그 문제의 주원인을 찾아 합리적으로 직면하여 적절하게 해결하기 보다는 간접적이거나 회피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많고 매사에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편이며 어떤 문제가 생기면 상대방을 탓하거나 상황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존감과 자신감이 낮고 자신의 가치를 세상이나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알코올중독은 유전된다고 한다. 즉, 집안에 알코올중독자가 있는 경우에는 알코올중독자가 없는 가족에 비하여 알코올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체질적으로 몸 안에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인 아세히드알데이드를 적게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술에 빨리 취하고 알코올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술이 도파민을 증가시켜 큰 쾌감을 맛보았던 경우, 도파민을 증가시키고 싶은 욕구가 높기 때문에 계속 술을 마시게 된다는 것이다. 1세를 전·후해서 엄마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애정, 수유가 부족할 때 입을 통하여 만족을 취하려는 욕구를 계속 가지고 있거나 지나치게 부모의 과잉보호를 받아 매우 의존적으로 되었을 경우에도 술을 많이 마신다고 한다. 부모의 갈등이 심하고 혼란스러운 가정에서 성장한 경우, 자기 파괴적인 수단으로 불안과 우울을 해소하고 열등감과 책임감으로부터 회피하려는 경향이 많은 경우, 주의력이 결핍되어 있거나 충동적이고 반사회적인 성격장애가 있는 경우, 자기주장을 잘 하지 못하거나 불안이나 긴장과 죄책감이 술을 마시고 감소하는 것을 경험하여 습관화된 경우, 술을 잘 마셔야 일이나 대인관계를 잘 할 수 있고 남자답다고 생각하는 경우, 술을 마시고 저지른 행동에 대하여 비교적 관대한 사회문화 등이 술을 많이 마시게 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중독의 모습은 죄의 모습과 연결된다. 죄는 우리 자신에 대한 사랑과 서로를 향한 사랑, 하나님을 향한 사랑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죄는 원하지 않는 여러 가지 일을 하도록 한다. 죄에 종속된 상태가 중독이다. 즉, 중독은 어떤 물질, 활동 또는 마음상태의 종(slavery)이 된 것이며 나아가 그것이 삶의 중심이 되어 나쁜 결과를 회개하지 못하도록 진리에서 멀어지게 하고 하나님에게 소원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독은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욕구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심리적인 적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는 인간내면의 영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이렇듯 알코올에 중독이 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필자는 오랫동안 중독현장에 근무하면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중독되도록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부모의 잘못된 양육태도와 갈등하고 행복하지 않는 나쁜 가족관계와 하나님의 사랑에서 멀어지게 하는 죄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중독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일 우선적으로 가족 구성원들을 행복하게 하고 자녀들을 잘 양육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독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죄의 문제를 깨닫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중독자들을 회복시키려면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경험하고 말씀을 의지하여 구별된 삶을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 중독문제가 심각하고 자살이나 타살의 위협이 있거나 신체나 정신적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알코올중독 전문병원에 입원하여 집중적인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지역사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독문제관리센터나 중독전문가로 부터 중독수준에 맞는 상담(개인, 부부, 가족, 집단, 전화 등) 및 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가족의 경우에도 중독자만큼 상담과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중독자들과 가족들의 자조모임이 있는데, 이 자조모임에 지속적으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간혹 중독전문가로부터 상담이나 교육을 받지 않고서도 술을 끊고 지내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단지 술을 끊은 것뿐이지 술을 마시는 이유나 술로 인하여 생긴 인격의 황폐화 및 문제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생활의 질적인 부분에서는 술을 마실 때와 유사하게 생활하는 분이 많다. 그러니 중독자들은 꼭 중독전문가에게 상담과 치료를 받도록 하자. 만약, 지역사회 중독센터가 어디 있는지 알고 싶으면 살고 있는 지역의 보건소에 문의하면 알 수 있다. ※ 참고문헌 : 알코올과 중독(2014). 김준, 백소진, 박훈정 공저, 학지사 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강서아이윌센터장)
  • 2016.03.27 / 복순희 기자

  • 순복음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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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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