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로 보는 성경
에쉐르(אֶשֶׁר),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복
  • 성경은 오랜 세월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며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왔다. 그러나 때로는 번역만으로 온전히 담아내기 어려운 의미와 깊이가 있다. 새롭게 연재하는 ‘원어로 보는 성경이야기’는 히브리어와 헬라어 등 성경 원어에 담긴 단어의 뜻과 배경을 살펴보며 말씀의 참된 의미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가려고 한다. 성경 원어를 통해 성경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그 안에 담긴 하나님의 뜻과 은혜를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편집자 주> 우리는 누구나 삶 속에서 많은 복(福)을 누리며 살기를 원한다.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집과 많은 재물, 높은 사회적 지위와 성공 같은 외적인 조건을 복으로 여기고, 이런 조건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세상이 말하는 복은 덧없고 허무할 때가 많다. 젊음도, 평생 모은 재물도, 화려한 명예도, 아침 해가 떠오르면 흔적 없이 사라지는 안개처럼 잠시 손에 있는 듯하다가도 모두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에게 영원히 변치 않는 참된 복이 있다고 말씀한다. 구약성경에서 복을 나타내는 단어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동사 ‘바라크’에서 파생된 ‘베라카’로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객관적인 축복, 즉 생명, 자손, 토지 번영 등을 포함한다(창 1:28; 민 6:24). 또 하나는 ‘에쉐르’인데 이 단어는 본래 ‘올바른 길을 곧게 걷다’, ‘바른길로 인도함을 받다’라는 어원에서 파생됐다. 따라서 에쉐르는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안에서 믿음의 길을 걸어갈 때 성도가 누리는 복된 상태를 의미한다. 에쉐르는 구약성경에 약 45회 쓰였는데 시편에 26회 집중적으로 등장하며 참으로 복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시편 1편 1절은 “복 있는 사람은”이라는 선언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복’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가 바로 에쉐르이며 이 복을 받는 사람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하는 사람이다. 시편 1편 1절과 119편 1절처럼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않고 하나님의 법을 삶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는 사람은 어떤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산다. 둘째, 죄를 용서받은 사람이다. 시편 32편 1절의 고백처럼 죄를 짓지 않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연약함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나아가 용서받은 사람이다. 내 힘이 아닌 전적인 은혜로 죄 씻음을 받는 것이 가장 큰 복이다. 셋째, 하나님을 피난처로 삼는 사람이다. 시편 2편 12절과 84편 4절처럼, 고난 속에서도 돈이나 권력이 아닌 하나님 안에서 안식을 찾는 사람이 참된 복을 누린다. 넷째, 이웃을 돕고 긍휼을 베푸는 사람이다. 시편 41편 1절은 가난한 자를 보살피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기꺼이 이웃에게 나누는 삶이다. 그 외에도 에쉐르는 구약성경 곳곳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 잠언 3장 13절은 “지혜를 얻은 자는 복이 있나니”라고 말씀하는데, 이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순종하는 삶의 태도다. 신명기 33장 29절에서 모세는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에쉐르) 사람이로다 야훼의 구원을 너 같이 얻은 백성이 누구냐”라고 선언했다. 애굽의 노예였던 이스라엘이 구원받아 하나님의 백성이 된 것 자체가 가장 큰 복이라는 뜻이다. 이사야 30장 18절 역시 고난 속에서도 야훼를 묵묵히 기다리며 약속을 신뢰하는 자에게 진짜 복이 임함을 보여준다. 구약에 나타난 에쉐르의 복은 신약에 와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보다 자세히 해석된다. 마태복음 5장 3절에서 예수님이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라고 하실 때 쓰인 헬라어 ‘마카리오스’가 바로 구약의 ‘에쉐르’와 같은 의미의 복이다. 그렇기에 참된 복은 세상의 성공이나 자신을 높이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마음의 교만을 비우고 예수님을 구주로 믿어 그분 안에 머무는 것이다. 바울 역시 로마서 4장에서 시편 32편을 인용하며 행위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는 죄 용서의 복을 강조한다. 이것이 구약부터 이어진 에쉐르의 최종적인 성취다. 성경이 말하는 에쉐르의 복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하나님께 요구해서 얻어내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을 나의 주님으로 모시고, 그분이 인도하시는 올바른 길을 걷는 것, 그 자체가 복이라는 의미다. 하나님과 바른 언약 관계를 맺고 있기에 복을 받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복은 안개처럼 사라질 세상의 것과 다르다.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약속받은 가장 복된 사람들이다. 매일의 삶 속에서 말씀을 따라 묵묵히 믿음의 길을 걸으며, 하나님 한 분만으로 충분함을 고백하는 것, 그것이 참된 복, ‘에쉐르’의 삶이다. 국제신학연구원
  • 2026.08.14

  • 순복음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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